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크림슨의 미궁은 굉장히 정교한 설정을 지닌 소설이다. 읽다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다. 나는 이런 스릴러 게임 계통의 작품을 아주 좋아하는데(정정하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통이다), 그 중에서도 이 크림슨의 미궁은 유별나다. 앞서 말했듯이 굉장히 정교한 설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벙글벙글 같은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았을 때는 정말이지 놀라웠다. 이런 계통의 작품은 만화가 많은데(쏘우, 큐브 같은 영화도 있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일본 만화 쪽이 훨씬 훌륭하다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일본 만화가 만화계의 대세인 까닭인 ‘그 무언가’가 원인일까?) 비교적 최근에 나온 에덴의 우리, 그리고 사이렌과 다른 점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예로 들은 판타지성이 가미된 앞서의 두 작품과 달리, 도박묵시록 카이지나 라이어 게임 혹은 도박마 등도 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대로 받아 들이기엔 오버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뭐 굳이 따지자면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스토리도 크림슨의 미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림슨의 미궁도 억지스러운 느낌이 전혀 없을 정도로 현실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은 소설보다 기구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물론 현실성이 작품의 재미와 언제나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시 유스케의 철저함은 이 소설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만화 같은 데에 익숙하지 않은 소설 독자라도, 스릴러 게임 계통의 작품을 접하기에 적합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일본 작가의 소설인데 왠지 네이버 웹툰의 완결 작품인 N의 등대 - 눈의 등대 편과 비슷한 부분이 눈에 띈다. 출간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두 작품 중 한 쪽이 다른 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진 않고, 그냥 비슷한 장르라서 그런 것 같다). 끝으로 크림슨의 미궁과 비슷한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하고 끝내겠다(돈으로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소로 들어가서 보면 되기에 추천한다) 네이버 웹툰 - N의 등대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6458&no=1&weekday=tue 소원성취프로그램(소설)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363 킬더킹(개인 블로거의 작품인데 볼 만한 게 많다. 웹툰·잡지에서 활약하는 스토리 작가이기도 하다) : http://blog.naver.com/masaruchi/1100127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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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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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난 미저리는 보지 못했지만)유명한 미저리보다 더 대단한 책이라는 홍보 문구(정확히는 “<미저리>보다 몇 배 더 강력한 공포”라는 문구였다)에 혹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사실 ‘크림슨의 미궁’과 같은 작가라는 점이 더 끌리긴 했지만). 크림슨의 미궁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역시 이 작가는 대단한 작가였다. 굉장히 치밀하다. 집요할 정도로 치밀하다! 그 치밀함은 독자로 하여금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싸이코 패스에 대한 논란을 다룬다. 싸이코 패스는 존재하는가에서부터, 왜 싸이코 패스라고 불리는 존재가 생겨났는지에 대한 가설까지. 그 가설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우리 인간은 원래 자식을 애지중지 아끼는 존재였다. 그리고 부모 자식 간의 유대는, 거기에서 생기는 감정은 아주 중요해서 그 이후 생기는 모든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사회 보장 제도 때문에 이제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래서 다른 새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고 가버리는 새처럼, 애를 만든 후 버리고 가는 유전자 전략이 성립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라나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못 느낀 사람은 인간적인 감정을 못 느끼게 되어 버린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식에게도 애정을 안 쏟을 확률이 높고, 그러한 일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싸이코 패스가 생겨난다··· 그것이 가설의 요체이다. 뭐 그 가설이 진짜로 맞는지 아닌지는 제쳐 두고서라도, 정말 재미있기 짝이 없는 소설이었다. 역시 호러 소설의 대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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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호러 단편 100선
에드거 앨런 포.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외 지음, 정진영 엮고 옮김 / 책세상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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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선 무서운 거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자그마치 ‘100편’이다. 내리 한 달은 밤에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단편 첫 번째는, 한국에 나온 어떤 만화에서 표절했다. 읽어보고 그걸 깨달았다. 어찌나 화가 났던지, 1편을 대충 읽고 넘겨 버렸다(···). 내 잘못이라고 하진 마라. 이게 다 표절한 나뿌운 놈들 탓이다. 아마도 이래서 표절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책은 전체적으로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기쁠 정도로 호러적이다. 우선은 그 호러적일 정도로 두꺼운 두께하며(···) 가격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크나큰 난관이 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나는, 사고 나서 뿌듯함까지 느껴졌으니까. 세상이 변화되면서 텍스트보다는 만화나 영상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텍스트에는 텍스트만의 맛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공포란 그런 것이 아닐까. 자기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점점 증폭되어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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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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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팅게일의 침묵은, 내가 가이도 다케루의 소설 중 첫번째로 읽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로직몬스터(논리괴물) 시라토리와 얼음공주 히메미야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이다(즉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읽고 나서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을 읽은 나는 순서가 조금은 틀린 셈이다 ^^;) 전작에서는 이름만 나왔던 얼음공주 히메미야가 나와서 대활약(?)한다. 참고로 그녀가 맡은 환자는 일주일 내에 죽는다고 한다······. 이 설명만 들으면 공포스러운 설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굉장히 유머러스한 소설이다. 실수투성이인 히메미야와 환자인 주인공 사이의 얘기는 굉장히 재미있고 낄낄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즉 보통의 추리 소설 같이 그렇게 무겁지 않은 작품이란 것이다. 의사로서 갖고 있는 의학 지식을 여지없이 발휘하는 가이도 다케루의 작품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여졌으면서도 작가의 의학에 대한 전문성을 알게 됨과 동시에 재미도 배가 된다(가이도 다케루는 작품이 드라마화·영상화·게임화 될 정도로 인기 작가다). 이 리뷰를 읽는 여러분을, 가이도 다케루의 작품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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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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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2’에서 이어진 내용입니다) 서서히 밝혀져 나가는 유키호의 비밀. 그리고 이마에다와 사사가키는 동맹을 한다. 그러나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던 이마에다는, 결국 살해당한다. 결국 유키호는 가즈나루의 사촌형, 야스하루와 결혼을 한다. 야스하루의 딸 미카는 새엄마를 거부하지만, 미야코와 에리코에게 일어났던 강간 사건과 비슷한 일이 그녀에게도 일어나고, 자신을 위로해주는 유키호에게 미카는 의지한다. 유키호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 유키호의 어머니는 유키호를, 료지의 아버지에게 돈을 받고 몇 번 성관계를 하게 했다. 유키호는 그런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여자를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게 만들려면 강간을 당하게 해서 정신을 망가뜨리는 게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료지의 아버지는 유키호와 성관계를 맺다가 료지에게 들켰다. 종종 유키호와 만나 친하게 지냈던 료지는, 그 순간 자신의 아버지가 짐승으로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다. 그 다음 작은 몸집을 이용해, 보통 사람이라면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으로 빠져나와 일종의 트릭을 성립시킨다. 사사가키가 담당했던 미해결 사건은 이렇게 일어났던 것이다. 시간은 흘러 과학도 발전하고 해서 경찰은 료지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행방불명이었기 때문에 체포할 수 없다. 하지만 료지와 유키호는 수면 밑에서 접촉하고 있다고 짐작했기 때문에, 유키호가 가게를 개업할 때에 축하해주기 위해 등장할 거라고 예측한다. 결국 료지는 등장한다. 사사가키를 포함한 경찰은 그를 추적하지만, 료지는 추적당하는 도중에 스스로 자살한다. 경찰에게 잡혀 자신과 유키호 사이의 일을 조사당하는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키호에게 피해가 끼치게 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유키호는 죽은 료지를 보고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며 부인하고, 이야기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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