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난 미저리는 보지 못했지만)유명한 미저리보다 더 대단한 책이라는 홍보 문구(정확히는 “<미저리>보다 몇 배 더 강력한 공포”라는 문구였다)에 혹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사실 ‘크림슨의 미궁’과 같은 작가라는 점이 더 끌리긴 했지만). 크림슨의 미궁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역시 이 작가는 대단한 작가였다. 굉장히 치밀하다. 집요할 정도로 치밀하다! 그 치밀함은 독자로 하여금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싸이코 패스에 대한 논란을 다룬다. 싸이코 패스는 존재하는가에서부터, 왜 싸이코 패스라고 불리는 존재가 생겨났는지에 대한 가설까지. 그 가설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우리 인간은 원래 자식을 애지중지 아끼는 존재였다. 그리고 부모 자식 간의 유대는, 거기에서 생기는 감정은 아주 중요해서 그 이후 생기는 모든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사회 보장 제도 때문에 이제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래서 다른 새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고 가버리는 새처럼, 애를 만든 후 버리고 가는 유전자 전략이 성립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라나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못 느낀 사람은 인간적인 감정을 못 느끼게 되어 버린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식에게도 애정을 안 쏟을 확률이 높고, 그러한 일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싸이코 패스가 생겨난다··· 그것이 가설의 요체이다. 뭐 그 가설이 진짜로 맞는지 아닌지는 제쳐 두고서라도, 정말 재미있기 짝이 없는 소설이었다. 역시 호러 소설의 대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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