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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우리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한성원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평점 :
작년, 유니클로 광고 기억하시나요?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라는 대사를 넣은 광고를 송출해
국민들의 분노를 사며 불매운동이 시작되었죠.
'한국의 불매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우리를 또 한 번 화나게 했었고요.
'80년'이라는 자막은 한글 광고에만 등장하는 문구였다고 하니,
더더욱 마음이 편치 않았었죠.
1945년 8월 15일, 일본군으로부터 해방된지 75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전쟁의 피해자였던 예쁜 소녀들은 할머니들이 되었습니다.

할머니, 우리 할머니 (한성원 지음, 소동)
미국의 복잡한 전광판 속에서도
우리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났으면 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멋진 그림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 책 116쪽 그림은
앞표지의 그림과 같지만,
전광판 안에 할머니들이 한 명씩 보여집니다.
그렇게 전 세계가 함께 그들을 기억하자고,
전쟁의 아픈 역사를 함께 기억하자고 하는 메시지가 담긴 그림을 보니
울컥하는 뭔가가 치솟는 듯 합니다.
"아픈 역사와 관련된 현재의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행위는
오늘을 사랑가는 그림 작가의 본능이자 책임이라고 여깁니다."
- 작가 소개말 중에서 -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이네요.
그 용기에 정말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이 책에는 여러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잘 표현되어 있어요.
위안부, 생존자 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우리 할머니들...
노래를 좋아한 할머니와 야구를 좋아한 할머니들의 모습도 그려지며
우리네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 더 마음이 아파옵니다.
일본인으로서 수요시위에 함께 하고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네요.
"일본 정부, 일왕은 지금이라도 살아있는 할머니들에게
사죄를 해야 해요.
사죄를 못 하겠으면 나를 열다섯 살 이옥선으로
그대로 되돌려 놓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 이학선 할머니의 증언 (출처 : 본문 156쪽 내용 중에서) -

전쟁이 끝나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아픈 상처를 평생 안고 사신 우리 할머니들.
그들이 짓밟힌 젊은 청춘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억만금을 우리한테 준들
내 청춘이 돌아오지 않는데,
가해자(일본 정부)는 자신의 죄를 모른 채 당당하고
피해자인 우리는 고통을 받고 있다."
- 안점순 할머니의 증언 (출처:본문 154쪽 내용 중에서) -
용기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힘들게 인권운동을 하신 많은 할머니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의 이렇게 편한 미래를 선물해 주신 분들의 아픈 과거와 희생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해요.

일본이 침략한 나라들에 모두 위안부가 있었다는 사실,
위안부 피해자는 한국인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마음이 먹먹합니다.
전세계가 함께 고통받고 아파하던 그 시절,
우리 할머니가 사셨던 그 시절,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그 시절에 있었던
아픈 역사를 온전히 몸으로 견뎌냈던 분들의 기억을
우리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할머님들을 기억하기 위한 여러 창작활동이 더해진 수요시위,
고등학생 동아리들의 자발적 참여 운동,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전시,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이 있어요.
이 책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할머니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들이 돌아가신다고 해도 우리가 기억하는 한
그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 이야기들은 모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웃, 가족의 모습일 수도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이상의 아픔 없기를 바라며,
아픈 과거 역사를 절대로 잊지 말아요, 우리.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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