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탐 그래픽노블 1
쥘리에트 일레르 지음,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 / 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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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에 철학이 있다고?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 책 덕분에 즐거운 독서시간이었습니다.


제목보다 책 내용이 더 재미있더라고요. 게다가 그래픽 노블~ ^^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을 말해요.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 네이버시사상식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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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쥘리에트 일레르 글,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추천 / 탐)

너무 재미있어서 제가 책 읽는 중간에 계속 하하 웃으니까, 우리 아이가 같이 보자고 하네요. 아이가 보기에 괜찮은 부분도 있지만,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이 책은 저 혼자 읽었어요.

이 책의 등장인물은 디자이너 지망생인 '오데트'와 햄스터 패션 인류학자 '장폴'이예요. 둘이 함께 이야기 나누며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책이 진행됩니다.

맨 처음의 옷은 고대 이집트의 남녀가 입었던 튜닉인데, 남녀 구분이 없어요. 고대 그리스의 페플로스도, 중국의 19세기정도까지의 옷도, 일본의 기모노도 남자와 여자가 같은 스타일이죠.

이후 현재와 같은 패션이 등장하며 개인의 독창성을 강조하게 됩니다. 인간은 현실이 아닌 정신적 표상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있기에 텅 빈 냉장고를 채우는 것보다 새 원피스를 사는 걸 즐기는 거래요. ^^

이것이 1장의 내용인데, 멋진 옷이 생겨나게 된 배경을 잘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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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옷이 가진 여러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려고, 여성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치마를 만든 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고, 미니스커트가 여성의 몸을 드러내는 것으로 페미니즘의 이슈를 부각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니 흥미로웠어요.


옷은 '스타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거예요. 옷 안에 들어간 메시지 덕분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생활양식, 사회적 지위, 상황 등을 알 수 있어요.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예의없는 의상이 될 뿐만 아니라, 그 결혼식을 모욕하는 거니까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되겠죠. 상황에 어울리는 옷차림이 필수! ^^

프랑스의 유명한 디자이너 '장폴 고티에'는 관습적인 디자인을 거부하는, 재미가 넘치는 컬렉션으로 유명해요. 다양한 남성용 치마를 선보이며 세계를 놀라게 하셨대요. 이 책의 등장인물 햄스터 이름도 장폴이라, 각 장마다 <장폴과 함께>라는 코너가 뒤쪽에 있는데 저 분의 이야기인 줄 알았네요.^^ 

유행이 지난 옷이 왜 유행이 지나 보일까요?
옷은 사람에게 씌운 일종의 캐릭터이므로, 과거의 분장은 더이상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살아있는 주체인 '나'가 살아있지 않은 옷을 입고 있으니 당연히 우스워 보이는 거죠.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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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옷은 왜 특별할까요?
보라색은 평범한 색이 아니죠. 주변에서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난다면 웃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라색은 노쇠함, 죽음, 애도, 죄와 속죄 등을 의미하기도 한대요. 어떤 문화권에서는 상복으로 입기도 한다니, 놀랍네요. 화가 칸딘스키는 보라색을 가라앉은 빨강으로, 소멸된 것, 슬픈 것으로 나타내기도 했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 보라색은 인기가 없다고 해요. 저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할 때 보라색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색이라니... 보라색 옷을 주변에서 별로 보지 못한 이유가 있었네요.
보라색이 눈에 잘 띄는 색이긴 해요. 이 책의 표지도 보라색이던데... ^^

피어싱을 하면 왜 눈총을 받을까요?
옛날에는 기독교 신앙의 적으로 낙인찍은 사람들에게 반지, 귀고리, 체인을 착용하도록 강제하기도 했어요. 불명예의 낙인! 또, 신체를 훼손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동양의 정복자들이 피어싱을 했기 때문에 무서워하기도 했고... 여러 이유로 피어싱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패션의 일부가 되었죠. 자신을 당당히 표현하는 개인적인 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

이외에도 발가벗은 것보다 옷 입은 쪽이 더 관능적인 이유, 새 옷을 사면 기분이 좋은 이유, 모자를 쓰면 자신감이 넘치는 이유 등 재미있는 내용이 넘치더라고요. ^^

이 책은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치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어요. '아, 내가 이래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옷을 입고 있구나.'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옷은 형식일 뿐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고 생각하여 옷 입는 데 신경을 많이 쓰지 않고 살았는데, 이 책 덕분에 옷이 갖고 있는 여러 의미들을 생각하며 바르고 예쁘게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옷에 대한 여러 가지 고정관념도 사라지고, 그에 관한 제 철학도 바뀌게 되네요. 옷장 안도 좀 바꿔야겠습니다. ^^
옷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와 철학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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