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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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다보면 통계나 수학적 함수 등을 자신에게 일부러 유리하게 표현하는 일부 지식인들이나, 아니면 그 잘못된 표현방식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러한 사례들을 제시하여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좋은 책이 출간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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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키트 에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은 우리 삶 속에서 수학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이용된 사례는 무엇인지, 잘못 이용되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왜 그랬는지... 읽을 거리가 풍성해서 재미있었어요.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작가는 <달팽이 개체수 미루어 짐작하기>를 통해 우리 삶에서 수학을 이용하면 알아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첫날 잡은 23개의 달팽이에 표시를 하고 풀어준 후, 일주일 뒤 다시 달팽이 18마리를 잡았을 때, 표시된 달팽이가 3마리 뿐이라면, 이러한 확률로 미루어 짐작할 때, 내가 잡은 달팽이 수의 6배에 해당하는 <내가 못 잡은 달팽이>가 있겠구나 생각하면 된다는 거죠. 이러한 논리로 다시 첫 날로 돌아간다면 23마리의 6배에 해당하는 138마리가 우리집 앞마당에 있겠거니 생각하면 된다는 겁니다. 저는 이것만 읽었는데도, '와우! 이 책 재미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잡은 즉시 끝까지 다 읽어내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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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말들을 하는데, 이것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이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심장박동, 호흡도 느려지기 때문이라는 이론도 있고, 새로운 자극이 많을수록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이론도 있어요. 시간을 어린아이처럼 느리게 가게 하고 싶다면, 어린이처럼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면 된답니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해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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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장 수학이 만들어낸 유죄> 부분이 제일 흥미로웠어요. 11주된 아이가 갑자기 죽고, 1년 후 8주된 아이가 갑자기 죽었다는 이유로 그 엄마가 두 아이를 일부러 죽였다는 법정 판결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해요. 그 이유는 바로 각각의 죽음을 '독립적'인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보는 오류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수학적인 증거를 바르게 제시하지 못한 거죠.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8543명당 한 명 꼴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7300만 명 당 한 명 꼴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이것을 이 책에서는 종속 사건과 독립 사건으로, 검은 구슬과 흰 구슬을 꺼내는 확률을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이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샐리의 두 아이가 모두 남자였고,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 남자 아이에게서 2배 더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또, 이 가족을 저위험 영아 돌연사 증후군 범주에 집어넣어서 전체 인구 집단의 더 높은 영아 돌연사 증후군 비율을 사용한 경우보다 더 의심스럽게 만들었고요. 샐리는 감옥에서 4년정도 고생하다가 석방되었다니 너무 마음 아프더라고요. 자식의 죽음을 드디어 슬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대요. 자식 잃은 엄마의 입장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눈물이 나네요. 가정으로 돌아와 행복한 시간 더 많이 누렸어야 하는데, 4년 정도 후 알코올 중독으로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해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수학의 통계 수치를 바르게 이용하지 못하고 의심하여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겠어요.

저는 이 사건을 읽고, 실제 사회에서 수학적인 오류로 인해 크게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 너무 무서웠어요. 수학적 지식을 더 바르게 알고, 더 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며 똑똑해져서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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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며 통계수치가 포함된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렸대요. 백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 81%, 흑인에게 살해당하는 백인이 16%인데, 이 둘의 숫자를 바꿔서 쓴 거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7000번 이상 리트윗했고, '마음에 들어요'도 9000번 이상 눌렀어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 자기가 원래 갖고 있던 편견과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했을 때,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믿는 거죠. 요즘 가짜 뉴스도 너무 많아서 안타까운데, 대통령 되실 분께서 이렇게 수학적 통계치를 정확하지 않게 올려서 사람들에게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게 했다니 놀랍네요. 출처를 '샌프란시스코 범죄통계국'이라고 썼다는데,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하고요. 참 안타깝네요.
폭스 뉴스의 빌 오라일리가 트럼프에게 잘못된 사실을 퍼뜨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내가 모든 통계수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까?" 라고 대답했대요.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이 트윗사건은 2015년 흑인 피해자에 대한 경찰의 잔혹행위에 대해 전국이 시끄러웠을 때였다고 하니, 정치인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회 각계 공인은 더욱 수학적 수치를 악용, 오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갈 수 있다니 놀라움을 느끼며 읽었기에 현실수학에 대해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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