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픔의 해석 - 사랑은 계속된다
리사 슐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일므디 / 2021년 7월
평점 :
"슬픔의 해석"

우리는 건강한 사람의 세상에서 병자의 세상으로 넘어왔다.우리가 평생 들여다보고,연구하며 모든 측면을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세상,다시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우리가 아는 삶은 이제 끝났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갉아 먹고 있었다.
P.41
사람들은 자신이 겪어보지 않은 슬픔에 대해서는 알지를 못한다.어쩌면 나 또한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다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 살아갈 뿐...어쩌면 그 누구도 자신에게 닥칠 슬픔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지 않을까.수없이 많이 다른 사람들의 슬픔을 듣고 그에 따른 진단을 내리며 누군가의 슬픔을 들어다볼 기회가 그 누구보다 많았던 저자는 자신에게 슬픔이 그렇게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신경과 의사인 그녀는 직업에 맞는 슬픔을 진단내리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를 일이다.그러던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밀려온 거친 파도처럼 슬픔은 그녀를 집어 삼키려하고 있었다.설마 나에게 이런일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이다.그래서일까.그 무게는 다른 이들에 비해 더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왔다.이제 이 세상에는 오롯이 나 혼자 존재한다고 생각했을때도 무너짐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느끼지 못하는 아픔임을 이제는 말한다.스스로 견딜 수 없는 슬픔과 마주한 정신과 의사의 애도 일기와도 같은 책 한권!!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본 슬픔에 대한 해석속으로 들어가보자.

그녀의 인생에 남편은 늘 함께 할것이라고 생각한 연인이자 친구이자 남편으로 남아 있는 존재였다.하지만 어느날 찾아온 암이라는 병 앞에서 남편은 자신의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알지 못한채 사랑하는 죽음을 감지하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을 찾아오는 수많은 환자들에 대한 아픔만을 들여다보고 있는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남편 빌이 암에 의한 투병 생활을 시작하고 죽음을 맞이하면서 마주하게 된 현실은 너무도 잔혹했다.그리고 수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남편은 늘 그러하듯 웃으며 그녀를 맞아줄 것만 같았고 늘 그 자리에 머물면서 자신을 응원해주리라 믿었건만...세상속에 이제 남편 빌은 존재하지 않는다.모든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다.이제 다시는 사회라는 굴레속으로 들어가 다른이들처럼 수레를 굴러가며 살아갈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에 쉽게 망설여지기도 했으며 자신만이 이해하고 마주할 수 있는 크나큰 싱크홀에 빠져들어 다시는 헤어 나올수 없는 고통속에 잠재되어 가는 자신을 마주하는것만 같았다.세상 사람들은 그녀가 의사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병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들 그 마음이 일반인들과는 다를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똑같은 아픔과 고통속에서 아파하니 말이다.그런 그녀는 차츰 자신의 이별과 상실을 받아들이고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했고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다.자신이 겪어보았기에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들을 독자들에게 제시하면서 또다른 시간속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새겨져 있는것이 바로 이책이었다.

슬픔이 자신에게 찾아왔을 때 누군가는 그 슬픔을 이겨내고자 노력을 하는가하면 또 누군가는 한없이 슬픔이라는 깊은 늪속으로 빠져들기만을 반복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언젠가는 슬픔에서 벗어나야하지 않을까.사람마다 그 시기만이 다를뿐 분명 시간은 흘러가고 그 시간속에서 또 살아야함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는게 순리일지도 모른다.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상실감에 빠진 그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공감대는 이책이 최고가 아닐까.사랑하고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그 시간마저도 추억이 되며 또다른 시간은 흘러가기에.....사랑 또한 계속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