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사물들 - 시인의 마음에 비친 내밀한 이야기들
강정 외 지음, 허정 사진 / 한겨레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시인의 사물들

작가
강정, 권혁웅|고운기|김경주|김남극
출판
한겨레출판사
발매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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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시를 써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끄적끄적거려본 걸 나중에 꺼내보면 손발이 오그라들거나 이게 웬 멍멍 소린가 싶은 게 대부분.
 시인의 눈은 어떤 것을 보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 눈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찾던 것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발견했다. 기대를 충족시켜준 책이었다.  

 목적지가 멀다는 것은 그리움이 오래 쌓인다는 뜻이라. 탁월한 통찰 아닌가

 가녀린 성냥개비 한 개비를 보고도 생각을 연이어 풀어나가는 저 관점이 부럽다. 굳이 시를 쓰지 않더라도 이러한 연상력은 세상 살아가는 데 훌륭한 횃불이 될 것이고, 최소한 지적 유희로라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전을 파고들수록 세계의 의미는 멀어진다. 무한은 단어 한 장에 눌러담을 수 없는 개념이다. 꽉 짜인 틀만 보며 살다가 이런 멘탈 해체성의 철학적인 얘기를 만나면 머리가 뜨끈뜨근해지면서 참 반갑다.

 지도를 보면 초점 바깥 형상에 대해서는 무지한 시선의 폭력, 인간의 시선이 가진 편협함을 느낀단다. 편협함인지, 어쩔 수 없는 한계인지..

 프로크루스테스의 신화가 가진 의미에 대해 이 정도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자신과 타인의 생각의 차이에 관한 것이었고, 결국 자멸하는 그 이야기는 아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딱 들어맞네

 가위의 사북자리는 흔들리지 않으며 흔들리는 것을 지탱해 뭔가를 만들어낸다.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뭔가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인간은 시계를 발명함으로써 시간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면 시계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의 신이 자신을 체화할 매개를 원했고, 그 것이 시계라면.

 잔이라는 건 기다리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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