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시대 - 개인 투자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
로버트 쉴러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새로운 금융시대

작가
로버트 쉴러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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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기본적으로 금융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현실적인 생산없이 숫자놀음만으로 가치가 결정되고 왜곡되고...탐욕으로 점철된 그것이 싫어 일도 그것과 별 관련이 없는 일을 골랐다. 한편으로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잘만 쓰이면 금융이 경제의 혈관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필요악으로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에 이중적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금융사회, 금융기관의 피해자가 아닌 영향력 있는 참여자가 되는 길 등의 소개내용을 보니 탐욕을 걷어낸 금융의 미래를 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의 책이라는 이름값도 기대를 하게 했고(책을 읽다보니 '비이성적 과열'이란 용어도 이 사람이 창안한 듯하다). 이슈 좀 타면 활활 타오를, 어떤 면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성격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은 인간의 목표를 달성시키는 작업으로서, 기계에 의해 대체되지 않을 거라고 보는 모양이다. 한편, 미국 GDP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9.1%인데 1948년의 4.8%에서 증가 중이라는 얘기를 한다. 생각보다 작네..하며 보니 보험은 제외다. 여기서부터 심상치가 않다(물론 저 숫자만 보면 월가의 악마들이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똥이나 싸지르는 것들이라는 생각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굳이 금융업 종사자 비율을 밝히지 않은 게 덜 상쾌하긴 하지만). 저자는 기본적으로 금융업에 호의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 미국인은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40%(GDP의 3.6%)를 외식비로 쓴다고,

2002년 미국 노동력의 19.7%가 경비나 보초 같이 자산을 지키는 일에 쓰인다며 은근슬쩍 금융업을 편든다.

 은행은 초보적 금융기관으로, 선진국에서는 힘이 약하다

2007년, 미국인의 25.1 가계는 예금인출 통장이 없다. 충격적이네.

 유한회사법안의 정식 명칭은 '모직물, 면직물, 아마포 제조를 장려하고 다른 목적을 위한 법안'이었다! 때로는 말단에 붙은 것이 본질을 압도할 수 있다.

국가별 1인당 변호사 숫자. 이스라엘에선 169명당 1, 브라질에선 255명당 1, 미국에선 273당 1명. 엄청 많네..

일본 4197, 한국 5178, 중국 8082명당 1명. 이스라엘의 1인당 변호사 수는 중국의 50배다. 브라질의 복잡한 법 체계와 제이칭요

영국의 법률 서비스커미션 예산은 20억파운드, 200만명이 서비스를 받음. 인당 1000파운드를 보조받는 셈인데 경우에 따라선 40파운드 지불

1979-2007 상위1%의 세금공제액은 275% 증가(하위20%에선 18%). 불평등의 확대

금융과 보험, 부동산의 로비는 2011년 15%에 불과했다. 생각보단 적네

 와튼은 금융에 대해 매우 근본적인 진실을 이야기한다. 와튼스쿨의 목적은 '타인에 대한 서비스로 돈을 벌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에 대한 부도덕성을 가르치는 것'

 08년 미국의 비영리법인의 42%는 일반기업 같이 인센티브 등의 보너스플랜을 도입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들은 무조건 자신을 희생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가? 제3섹터로서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일지도

07년 미국의 저축률은 0. 중국은 25%였다. 주택가격의 상승과 레버리지 증가는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08년 미국인은 1인당 5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었다. 중국은 33명당 1장. 왜 저리 미친 짓을 하게 놔뒀던 걸까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같은 이주민의 나라,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은 약간의 조증, 거기서 기인하는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다. 흠 마냥 헛소리는 아닌 듯하다. 이와는 반대로 아주 폐쇄적인 우리나라는 금융이 꽃피기 힘든 환경일 지도. 

 비이성적 과열은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광기와 연결된 것으로, 소련의 집단화 계획이나 중국의 대약진 운동같은 곳에서 선명히 나타난다. 오히려 자유시장의 객관적 도구들은 그것을 막을 수 있다.


 새뮤얼슨은 개별 종목은 이성적이나 전체는 그렇지 않다고 간파했다

주가 변동의 2/3는 미래에 관한 실제 정보에 반응한 결과이고 1/3은 투자자들의 태도변화에 기인한 것. 데이터에 기반한 투자는 2/3의 유효성을 지니겠구만

블랙-숄스 모델의 피셔 블랙은 미국 재무학회장에 취임하며 적어도 90%의 경우 기업주가는 적정치의 1~2배 범위에 있다고 했다. 참고로 블랙이 다른 2명과 만든 펀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 폭망한다. 블랙의 사후 일이긴 하지만 블랙이 살아있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포브스 400대 부자의 1/4이 투자, 헤지펀드, 차익투자(LBO), 보험, 기타 금융업을 통해 부를 쌓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건지
금융업 종사자의 봉급과 평균교육수준은 싸이클이 있다. 지금의 비정상적인 수준이 빨리 적정치로 돌아가야 할 텐데

불평등 연계세제는 급진적 평등을 추구하는 방식,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도입할 수 있다. 포브스 400의 총자산은 1.5조달러로 미국 총가구 순자산의 2.6%. 표현을 저리 해놓으면 적어보이지만 엄청난 거다

79년 불평등연계세제가 약하게만 도입되었더라도 세율은 75%가 되었을 것. 지금의 불평등은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95년 미국 가족재단 3.5만개(
NGO는 2010 160만개), 1900억$자산(미국 총가구 순자산의 1%). 2008 미국 상위100대 가족재단의 연간기부액은 70.49억$(영국21.98억$, 독일9.2억$, 모두 GDP의 1% 미만)


 전쟁과 세율인상은 자선을 증가시켰다

기부금 공제를 늘리면 사회불평등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인의 40.8, 26.2%, 가 친척, 이웃에게 증여했다

기부를 장려할 수 있는 미국5대 기부자조언기금의 자산은 국가자산의 0.02%

프랑스 혁명을 통해 토지개혁이 일어났다. 17C에 일어난 그것이 한국에는 20C에나 일어났다..
 

주택소유율을 굳이 높게 유지하려는 정책이 위기를 불러온 면도 있다. 2000년 스위스의 주택소유율은 35%였지만 잘 굴러갔다(미국은 65, 금융위기 전의 스페인은 90%)

 

 새로운 금융은 그 씨앗 정도만 흐릿하게 제시되어 있어 아쉬웠고, 오히려 현재 상황과 문제의 원인 등을 살펴보는 데 유용할 책이다. 내가 브레튼 우즈 체제 이후의 금융에 대해 근본적으로 품고 있는 의문, 실제 생산에 기여하지 못하는 허깨비로서의 금융에 대한 의문을 말끔히 지워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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