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마케터 - 지름신을 불러내는
조승연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촌스러운 책제목 때문에 퀄리티에 의문을 가졌는데 상당한 내공을 지닌 책이다. 

 바로 실전에 적용가능한 마케팅 팁을 담은 책은 아닌데,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근원적인 인간의 심리와 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고 있다. 정통파라기보다는 사파에 가까운 내용처럼 느껴지는데 무작정 허황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새로운

관점이기에 신선했다.

 처음 보면 다소 거북하게 느껴지는 표현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피카소는 주술사였다, 신데렐라는 명품 쇼호스트였다, 스티브 잡스는 

수도승이었다. 처음 보고는 뭔 소리인가 했는데 읽다보니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생각해볼만 한 가치가 있는 주장들이었다.

 나에게는 특히 애플 제품과 수정구슬을 문지르는 행위를 연결시킨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신화와 문화, 그리고 그 환상의 세계를 마음껏 
주무르고 다뤄서 오늘날의 상품세계를 구축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선진국의 음모에 가까운 문화쟁탈과 문화날조 사례 등을 
읽다보면 약간 과장한 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측면이 있다는 것에는 동감한다. 


 원래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신데렐라의 진실인데 기록을 해두지 않아서인지 기억에 제대로 남지 않았었다. 기록, 기록.

 다이아몬드가 사실 귀한 광물이 아니라는 쇼킹한 내용. 솔직히 이 부분은 통계치도 제시되어 있지 않고 고작 일개 회사(특히나 프로젝트

추진 당시에는 그리 강한 힘도 갖고 있지 않았을)가 세계보석시장 판도를 바꿨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반만 믿겠다.

 철기 시대에 제기로는 청동기가 많이 쓰였다는 건 알고 있지만 흠, 글쎄. 그 험하던 세상에서 사용가치가 상징가치를 뛰어넘지 못했을까?

 이것 역시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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