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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공자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본래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데 '공자'라길래, 그것도 최인호 작가라길래 한 번 읽어봤다. 알고보니 작가가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
<유림>에서 '공자' 파트를 추려 펴낸 책이다. 연재될 당시엔 유교하면 진절머리 내던 때라 그냥 휙 넘겨버렸는데 읽게되니 무슨 연인가
싶다.
소설이라지만 흔히 떠올리는 그런 형식은 아니고 공자의 삶을 따라가며 작가가 주석을 다는 식의 구성이다. 공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정작 그의 삶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을 따라가며 그가 펼친 가르침을 차근차근 되밟아보게 된다.
공자는 '야합'(정확한 뜻은 전해지지 않는다)을 통해 노년에 접어든 아버지와 오늘날의 기준으로 미성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다.
완전 밑바닥 신분은 아니었지만 귀한 신분도 아닌 어정쩡한 계급에서 성장해 사당 근처에서 제사놀이를 하며 성장한다. 유교의 원조 격인
인물의 탄생이 완벽하기는커녕 약간 비도덕적이기까지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공자가 조선의 유교사회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의 유교주의는 스스로의 모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걸까. 예의를 극도로 숭상한 이면에는 어릴 적부터 형성된 습관 외에도 신분적
컴플렉스가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미 젊은 시절부터 예로 이름을 떨치던 공자는 제자들을 거느리게 되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줄 군주를 찾아 천하를 주유하게 된다.
그리 높지 않은 관직을 맡아 상당한 성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를 견제하는 내외부의 적에게 당해 큰 뜻을 펼치지는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경전을 편찬하고 세상을 떠난다.
혹자는 그를 세계 4대성인(이딴 건 어떤 기준으로 누가 뽑는 건지 모르겠다)으로 모시기도 하지만 분명 그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행적에서도 더이상 선명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드러난다. 실없는 농담을 했다가 제자가 정색을 하자 변명하기도 하고 전과
달라진 행동에 대해 비난을 받기도 한다. 우선 이 책에서 내가 공자에게 느낀 가장 큰 감정은 연민이었다. 죽어서는 만대의 스승이 되었고
세상에서 손꼽히는 사람이 되었건만 생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노자를 위시한 도가는 공자가 지나치게 세상일에 신경을 쓴다고 비웃었고
반면에 제나라의 명재상 안영은 공자가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한다며 크게 쓰지 않았다. 제자보다 못하다는 세상의 비웃음을 이겨내야 했고
편견과 의심에 시달리기도 했다. 핍박을 이겨내고 유교의 시조가 된 공자의 삶이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되겠다.
수많은 고전과, 고전인지도 몰랐던 생의 지혜 등을 접하는 재미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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