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 - 최고령 프로페셔널 15인의 행복하게 일하는 법
도쿠마서점 취재팀 지음, 양영철 옮김 / 상상너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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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이 재미있으면 삶이 천국이 되고, 살기 위해 일을 하면 삶은 지옥이 된다. 


 사실 나는 일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다. 구체적인 뭔가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서인지 일은


내 생계수단에 불과할 것이며 최대한 빨리 은퇴해서 삶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런데 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이라니.


 일견 저주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는데 좀더 생각해보니 일과 친구가 되어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빨리 


은퇴해 유유자적하는 것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이 시키지 않고 가슴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바에야 일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을 것이고, 더욱이 평생 그렇게 살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는 그야말로 천직을 찾은 이들의 행복한 직업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아 읽어보았다. 최고령 프로페셔널 15인의 삶과 지혜가 응축된 결과물을 접할 수 있었다.


 주인공 모두가 대단한 이력의 소유자다. 노익장 수준을 넘어 살아있는 전설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경력 60년은 이 책에서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커피를 80년간 연구했다는 이의 이야기를 보며 오타가 아닌가 의심하며 다시 봤는데


정말 그렇다. '호빵맨' 작가인 91세의 만화가, 89세의 최고령 피아니스트, 88세의 파일럿, 93세의 스키어, 90세의 DJ와 바텐더, 83세의


수상인명구조원... 심지어 대미를 장식하는 건 103세의 성악가다. 정말 좀 외람된 표현이지만 죽기 전날까지 현역으로 뛸 기세다.


 각자 종사하는 분야는 다 다르지만 이들의 목소리엔 어떠한 한 줄기의 메시지가 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하라는 것. 항상 높은 목표를 잡을 것. 일단 시행하고 볼 것. 그들 세대의 환경과는 다른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기억해둬야겠다.


 한편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세속적으로 최고로 효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자리를 거절하고 낯선 곳으로 떠난 


피아니스트는 만약 그 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물질적으로는 더 나은 상황이었을 거라며 웃는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던 무언가를


발견했기에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인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이뤄낸 그런 삶이 더 소중하고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은 일본책이고, 일본인만 등장한다. 어쩌면 이들은 일본의 장인정신을 대변하는 이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국 버전은 읽을 수 


없는 걸까 아쉬운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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