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내내 글이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책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자신의 생각과 글이 아닌 것을 오롯이 자신의 것인 양, 그리고 자신은 이 모든 것을 꿰뚫고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인 것처럼 서술하는 저자의 오만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단 저자(혹은 그의 조력자)가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상당히 방대한 양의 자료를 조사하고, 참고했다는 건 인정하고 그에 대해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예술작품에 대한 다른 사람의 해석과 평가를 인용 표기 없이 마치 전적으로 자신의 것처럼 아무런 죄책감없이 책에 쓰는 태도는 옳지 않다.
방대한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편집하고 챕터와 장절을 나누다보니 글은 계속 겉돌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수 출신인 저자가 이탈리아와 유럽의 문화와 예술작품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성과를 책으로까지 내는 열정과 부지런함은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고 판매하고 독자들과 만나는 ‘진정한 작가’가 되려면 저자는 더 겸손하고 솔직해져야 할 것 같다.
대학생 교양수업 리포트처럼 인터넷과 각종 서적들 열심히 조사해서 짜깁기한 내용으로는 ‘진정한 작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끝으로 자칭 ‘죠토주의자’임을 강조하며, 한권의 책을 중세시대라는 틀에 억지로 꿰맞추려하다보니 종종 길을 잃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다음에 책을 다시 낸다면, 거품과 겉멋을 아주 많이 빼고 솔직하게 본인이 보고 느낀 것을 본인의 언어로 써보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저자 본인보다 ‘조력자의 영향’이 매우 크게 느껴진 책이었고, 너무 힘 주고 멋 부린 어색한 문장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하고 불편했다.
매년 수많은 서적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좋은 책‘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