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뒤집어보기 살림지식총서 8
장석정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미의 물결이 판을 치고 있다. 지식인이라면 반미의 입장에 서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먼저 미국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미국에 관한 책들을 얼마나 읽어왔는지 묻고 싶다. 미국이 싫다고 해서 영어를 져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국제사회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인 미국을 먼저 알아야 어떤 입장이든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해는 미국사회에 대한 심각한 학문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그들의 일상은 미국에 살아 본 경험이 없는 한국 사람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오랜 미국생활에서 얻어진 통찰력을 통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는 그들의 일상을 잘 분석해내고 있다.

이 책을 포함해 살림지식총서의 3권(미국의 정체성, 영화로 보는 미국)을 읽었다. 쉬운 문체로 씌여 있고 포켓 크기여서 지하철에 들고 다니며 읽기 편했다.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오래간만에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 반미든 친미든, 극미(克美)든, 숭미(崇美)든 뭐든 알아야 입장이 생길 것이 아닌가.

표피적인 이해와 감정적인 대응이 가져오는 즉각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입장표명 전에 미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미국에 대해 좀 알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과 다른 살림지식총서들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아담한 사이즈, 짧은 분량에 너무 큰 신경을 써서인지 인용이나 참고문헌 처리가 전혀 되어있는지 않은 점은 개정판에서 수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 앞에서 - 한 사학자의 6.25 일기
김성칠 지음 / 창비 / 199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좀 시끄럽긴 하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참 평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직접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혹은 나라를 빼앗겨 독립운동을 해야 하는 그런 험한 시대에 살고 있지 않아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내가 직접 해방후 좌우대치와 6.25전쟁을 경험했다면 대체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는 일은 식은땀이 난다. 나는 대체 어떠한 모습으로 그 시대를 견뎌냈을까? 그런 괴로운 질문을 애써 외면한 채, 나는 그런 시대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내 운명에 감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데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진솔한 기록들을 통해 그 시기가 어떠했으며 한 인간의 삶이 역사의 질곡속에서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학자의 6.25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이러한 역사속의 삶의 기록인데, 이는 6.25를 전후한 역사적 사건들이 한 인간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건들이 한사람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업계, 얌순이들의 보고서 청소년 리포트 4
안재희 지음 / 우리교육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학력을 기준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나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학력주의의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가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결정해버린다. 심지어 똑같은 실수도 공부 잘 하는 학생이 했을 때는 한 번의 실수로 간주되지만 공부 못하는 학생이 그랬을 경우는 그럴 줄 알았다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학력주의의 구조적 조건 하에서, 경쟁에서 일차 탈락한 학생들이 가는 학교로 전락해버린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어떠한 생각과 모습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얌순이"는 학력주의 사회에서 일차 소외되고 그들 실업계 학교에서도 주변화된 실업계 학생들이다.

그들이 학력주의 사회에서 취하는 중심화(?) 전략은 자신을 인문계 학생들과 동일시하고 대학진학 준비를 위해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학력주의 사회풍토 하에서 실업계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러나 그들의 욕구는 현실적 조건과 제약하에서 좌절되기 십상이고, 설사 어느 정도 그 욕구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학력주의를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얌순이" 문화를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들 문화가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얌순이는 학력주의 사회에 순응해가는 로봇들의 일 유형일 뿐이다.

이 책에서 실업계의 '주변' 집단에 대한 새로운 정보제공과 해석은 매우 의미있지만, 그에 비해 실업계 고등학교의 주류문화는 무엇이고, 실업계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고, 학력주의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가야 엄마랑 이야기하자 (태교를 위한 태담) - 태아를 위한 행복한 글읽기 3 태아를 위한 행복한 글읽기
박라미 지음 / 프리미엄북스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태교, 태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하고,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좋은 실례(example)가 되어주었다. 쉬운 말로 뱃속의 아기와 얘기하듯 풀어간 글에서 태담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저자의 아기에 대한 사랑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읽어낼 수 있었다.

아기가 건강하고, 똑똑하고, 예쁘게 자라날 것을 바라는 마음과 아기에 대한 사랑은 준비된 부모라면 당연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아기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태어나고 난후부터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태담을 통해 뱃속의 아기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은 아기가 글을 읽을 때쯤 더 좋은 삶의 교훈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의 눈을 가지고 겉에 보이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플러스적인 발상을 하는 사람, 무슨 일이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 항상 처음과 끝이 똑같은 사람, 변함없이 성실한 사람, 머리로는 꿈을 꾸되 발은 현실을 딛고 서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꿈을 이뤄가는 사람, 저자의 태담처럼 내 아기도 그런 사람이 되길 빌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과 함께하는 태교 데이트
김창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첫 아이의 임신으로 심적으로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되긴 한데 남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임신 중 남편이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임신의 진행단계에 맞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아내에게 해 준 사소한 몇 가지 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해왔는데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수시로 바뀌는 입맛, 정리되지 않은 집안, 준비되지 않은 식탁 등을 보며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임신으로 유세한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부부에게 첫아이라면 쉽게 가질 수 있는 기형아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진단 검사의 내용과 최신 연구경향을 들어 여러 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 의하면 아내의 임신을 알게 되면 남편의 몸에도 호르몬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며 감정적인 임신(sympathetic pregnancy)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내가 임신했는데 내가 아내처럼 만사가 귀찮고 잠도 많이 자게 된 것에 대해 "근거"있는 항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진료과정에서 만난 의사나 저자나 어떻게 산부인과 의사들은 성적(性的)인 부분에서부터 고민, 부부싸움에 이르기 까지 임신한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점쟁이처럼 잘 알고 있을까 너무 신기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