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의 물결이 판을 치고 있다. 지식인이라면 반미의 입장에 서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먼저 미국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미국에 관한 책들을 얼마나 읽어왔는지 묻고 싶다. 미국이 싫다고 해서 영어를 져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국제사회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인 미국을 먼저 알아야 어떤 입장이든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해는 미국사회에 대한 심각한 학문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그들의 일상은 미국에 살아 본 경험이 없는 한국 사람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오랜 미국생활에서 얻어진 통찰력을 통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는 그들의 일상을 잘 분석해내고 있다. 이 책을 포함해 살림지식총서의 3권(미국의 정체성, 영화로 보는 미국)을 읽었다. 쉬운 문체로 씌여 있고 포켓 크기여서 지하철에 들고 다니며 읽기 편했다.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오래간만에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 반미든 친미든, 극미(克美)든, 숭미(崇美)든 뭐든 알아야 입장이 생길 것이 아닌가. 표피적인 이해와 감정적인 대응이 가져오는 즉각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입장표명 전에 미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미국에 대해 좀 알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과 다른 살림지식총서들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아담한 사이즈, 짧은 분량에 너무 큰 신경을 써서인지 인용이나 참고문헌 처리가 전혀 되어있는지 않은 점은 개정판에서 수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