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사회 카이로스총서 1
김만수 지음 / 갈무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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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업문제에 대한 이론적 탐구서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 이론적 탐구서에서는 인간의 구체적 얘기들이 통계속의 숫자 속에서 사상되어 있지만 이 책은 부록에서 실업문제 당사자인 실업자들의 생생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책 속에 담는다는 것이 아마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이 이 책을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동력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더라도 실업이 감소하기 보다는 필연적으로 실업률 증가경향을 따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그 해결책으로 자본주의의 철폐보다는 사회적 연대의 확산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주의 철폐라는 추상적이고 실현불가능한 대안보다는 개인적 차원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연대 즉 각자의 위치에서 관심있는 분야의 운동단체에 가입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80대 20 사회에서 80이 감소하기보다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80에서 20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80이 서로 힘을 합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역사의 진보는 실천의 한걸음 한걸음에서 시작되었음을 다시 한 번 깨우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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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없다
윤구병 지음 / 보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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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의 끈을 아직 놓지 않은 사람들의 눈으로 공동체적 생활양식을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이 앞선다. 비인간적인 인간관계에 한 번이라도 상처를 입어본 사람이라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속에 친구관계와 인간적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자식의 교육문제를 조금이라도 걱정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의 끈을 놓고 싶으면서도 한가닥 미련과 거세게 밀려오는 불안 때문에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끈을 과감하게 놓고 공동체적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글이 그런 생활의 장밋빛만 묘사했다면 별로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4장 변산일기 부분에서 그려진 공동체 사람들의 시행착오와 갈등들은 그들의 생활을 짐작하게 하고 그들의 삶냄새, 땀냄새를 간접적으로나마 맡을 수 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마침내 이 끈을 놓아버릴 수 있을 때 이 변산공동체는 내 삶과 생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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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소년의 꿈
요시이에 히로유키 지음, 남도현 옮김 / 양철북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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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거 비행소년이었던 대안학교 교사의 자서전이다. 이 교사는 자신이 비행을 처음 시작하게 된 원인이 이혼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똑같은 행동이라 할지라도 이혼가정 자녀가 했을 때 더 문제시하고 확대해 부각시키는 사회적 편견은 부모나 자녀 모두에게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안겨준다. 이혼가정 자녀에 대한 사회적 색안경이 만들어내는 불필요한 강박인 것이다. 최근 연구는 이혼 그 자체가 자녀의 부정적인 발달에 직접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혼이라는 사건 그 자체보다 이혼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그대로 노출하는 미숙한 부부갈등이 자녀에게 더 큰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혼이 아동청소년에게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은 이혼가정 자녀를 무조건 잠재적 문제아로 보는 시선과, 이혼가정 자녀의 일탈행동의 원인을 오직 이혼이라는 변수 하나로 환원시키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신화에 의한 편견이다. 신기한 것은 대부분 이혼가정 자녀 스스로도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이혼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이혼가정 자녀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이혼이나 빈곤과 같은 고위험 상황에서 아동청소년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성장발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책에서 나온 비행아동의 경우 헌신적인 수양부모와 헌신적인 교사가 비행에 절어있던 아동이 비행에서 벗어나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마침내 대안학교 교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비행아동을 문제아동으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두 번째 기회가 사회에 얼마나 큰 기여가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교사는 운좋게도 이러한 두 번째 기회를 얻었지만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비행아동들이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범죄자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까?

이 책이 일본열도를 강타한 감동적인 실화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감동이 덜 전해져 왔다. 아마도 문제의 극복과정이 구체적이 아니라 불명확하게 나타나서가 아닌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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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위기
알렉산드라 로빈스. 애비 윌너 지음, 김난령 옮김 / 풀빛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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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50만에 육박하는 이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한 시트콤이 만들어 내어 유행시킨 문장이다. 긴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단순히 시트콤의 인기 때문이 아니라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20대가 경험하고 있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20대가 닥치는 위기의 본질을 보여주는 책이다. 20대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다양하게 열려있다. 그러나 끝도 없이 늘어선 결정의 과정들은 20대를 방향감각을 잃게 하고 방황하게 만든다. 부모세대들은 자신들도 똑같은 고민을 겪어왔고 이를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20대의 고민을 배부른 고민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부모세대가 20대 때 경험했던 고민과 현 세대의 20대때의 고민은 질적으로 다르다. 이 책은 이러한 20대 위기의 본질과 그를 이겨가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아마 이 청년위기가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20대라면 당연하게 경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서 문제해결의 첫 단추가 열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된 청년들의 예들은 우리의 문화적 맥락과 다르지만 우리의 서구화의 속도가 엄청나서인지 놀랄만큼 많은 부분 유사하게 생각된다. 역자의 능수능란한 번역과 친절한 역자주석도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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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장지오노 지음,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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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설득을 하거나 타인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 책이 길어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이 책은 분량이 짧지만 울림이 큰 책으로 생각된다. 나무를 심는 것, 도시인의 시각으로 보면 낭만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 같다. 그러나 나무를 심는 일은 엄청난 노력과 땀이 들어가는 실제 삶과 관련된 것이다. 어제 나무 몇 그루를 심었는데 거의 죽다 살아났다. 말은 쉽지만 이렇게 실천은 몸이 괴로운 일이다. 이 책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나무를 심는 힘겨운 실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떤 일을 평생도록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떤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평생 한 우물을 우직하게 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이런 진득한 인내와 끈기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환경관련 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훌륭한 인생의 교훈을 촌철살인의 형태로 보여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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