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년 가게
이인우 지음 / 꼼지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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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가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나라에서 유명하고 세계인의 관광지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 지역이나 정부에서도 관광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가게들이 드문 것 같습니다. 있어도 개인이 대를 이어 운영하면서 생존하고 있는 소수에 불과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한겨레신문에서 담당하고 있는 ‘서울&’ 에 연재된 기사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책 속에 실린 가게들은 서울시 문화정책과 미래유산팀이 제공한 기초조사자료의 도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많은 가게들과 연관된 과거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어 단순한 가게가 아닌 현대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본론에서는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에 대하여 사진과 함께 저자의 이야기와 소문으로 떠돌던 이야기를 함께 서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게를 처음 경영하였던 분들이나 현재 경영학 있는 분들에 대한 사연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많은 가게 중에 용산구 남영동에 있는 서울 부대고기집의 원조인 ‘황해’의 노부부께서는 46년째 운영 이라고 합니다. 가게 간판에는 T.본 스테이크라는 큼직한 글씨도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70년대 말에 남영동 일대에서 버터 바른 불판에 부대고기를 지글지글 구워내는 남영동 스테이크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대통령 빼고 다 왔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부대고기 구이 때문에 한국사람 없이 미군들로만 가게가 다 차는 날이 있다고도 하니, 동서양의 입맛을 모두 사로잡으면서 자장면처럼 한국에서 탄생한 음식이 된 것입니다. 현재의 부대찌개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것이 88올림픽 개최를 위해 외국산 식재료 수입 완화와 국산 가공육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때 이후로 미군 부대에 의존하지 않고 양질의 부대찌개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장님의 건강 때문인지, 이 가게가 길어도 2~3년까지만 유지지지 않겠냐는 말에, 빠른 시일 안에 꼭 한 번 찾아가봐야 할 가게 1순위로 정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24 곳의 가게들은 현대인의 빠른 트렌드를 통해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유명 맛집과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현대인의 입맛을 쫓아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전통의 맛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유지하는 노력을 통해 변하지 않는 오래된 추억의 맛을 제공하여 고객들에게 신뢰를 파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책의 서두에 언급되었듯이 다행스럽게 서울시가 2013년부터 서울의 과거를 잘 간직하고 있는 상점, 업체, 생활공간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 보존에 나섰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부에서는 여기에 머물지 말고 한 발 더 나아가 단순한 보호와 보존만 하지 말고,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지원하는 정책까지 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명맥이 잘 유지되고 더 잘 알려질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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