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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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에 구글 지도를 띄어놓고 산기슭이나 해변의 지형과 땅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앉아 있었다. 문득 내가 말년을 보낼 주택 부지를 찾는 게 아니라 묏자리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내 앞에는 시간도 사람도 일도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p.168

책을 덮고나니 내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어린 시절 살았던 곳과 친구들, 동네 사람들이 생생하게 기억나면서 그립다. 하나의 공동 화장실을 줄서서 사용하느라 불편했던 그곳. 엄마와 이웃 아주머니들이 수돗가에 한 데 모여서 저녁거리를 씻고 오며가며 이야기나누었던 곳. 사오자마자 죽은 병아리를 묻으며 함께 울어주었던 친구들. 80이 가까워진 우리 엄마, 돌아가신 아빠의 젊은 시절 모습.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 그리운 것이 많아지면 늙는거라고 하더니..나도 해질 무렵이 되려나보다. 잠시나마 어린 시절 살던 곳으로 여행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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