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보고는 표지도 그렇고..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려니 했었다. 그런데 소설이다. 여성작가가 쓴 여자들의 소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을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 이야기들은 여성 특유의 감성을 만나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게 다가 온다.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성들간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복잡한 구조와 많은 에피소드들은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때론 감동적인 한편의 서사를 만들어 냈다.그동안 여성이 겪어온 차별과 억압과 폭력의 역사는 그것을 감당해 온 여성만이 표현할수 있는 감성으로 그려져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전해주는 저자의 위로다. 여성을 위한 책이지만 남자들도 많이 봐야할 필요를 느낀다. 여성과 남성으로 대립되고 양극화 되어가는 시대에 좀 더 여성을 그리고 서로를 이해할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한다. 복잡한 구조와 이야기들을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해진다.
일본이 가해오는 경제보복과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 그들의 억지에 우리나라도 하나하나씩 반격중이다. 그 현대 전쟁의 와중에 이에 대한 따끈한 책이다.30년 넘게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호사카 유지 교수. 그는 15년을 일본인으로 이땅에 체류 했고 이제는 한국인이 되어 16년째 이땅에서 살고 있다. 귀화는 했을지언정 그는 일본 사람임에도 왜 자국을 비판하며 나섰을까? 그것은 지성과 양심의 힘이다.일본은 밉지만 모든 일본인이 적은 아니다. 군군주의를 부활하려 하는 극우세력과 과거를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보수 세력들. 그리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그에 야합한 무리들. 그들이 현 일본을 야만적으로 이끌고 한일관계를 악화 시키는 원흉들이다.호사카 유지 교수는 그 일본의 실상을 일본인의 관점에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가 친한파에서 아예 귀화 해버린 자국을 등진 사람이 아닌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책의 서두에도 있듯 국적은 변했을지라도 일본을 사랑하기에 더더욱 현실을 알리려 하고 있으며 일본이 잘못된 길로 가는것을 경고 하고 있다. 편향된 내용이 아닌 지극히 차분하고 냉정하게 일본의 속내와 야욕을 알려주고 있다. 그것은 이제는 한국이 당하기만 하는것에 대한 분노와 정의감도 한몫했을것이다.그렇다면 천박한 발악으로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키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일본에 대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는 이에 대한 여러가지 응대방법과 우리가 해야할 방향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일본인이었던 그이기에 일본의 생리와 습성까지도 알려주며 양국의 차이들을 알려준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일본은 자국을 위해 그렇다고 해도 그에 동조하는 국내의 보수언론과 친일정치인들은 무엇인가..대한 의문과 분노다. 이 현실이 더 한심하고 답답하다.이제는 한국 사람이 된 그의 한국 사랑과 일본에 대한 태생적 애정과 연민, 그리고 점점 벌어지는 양국 관계에 대한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일본을 알아야 그들을 이길수 있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하겠다는 말은 이 시대의 명언이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제목이었다. 평면의 역사라니.. 무슨 말을 하려는것일까? 궁금했다. 평평한 세계의 모든것이라는 부제로 어림짐작만 했다. 왜 저자는 평면에 대한 책을 썼을까?우리가 바라보는 수평선은 수평선이 아니다. 단지 너무 거대한 지구와 너무나 보잘것 없이 작은 우리에게 지구는 평평하게 보였을 뿐이다. 이것을 말하기 위해 정말 다양하고 기발한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제목 그대로 온갖 평면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리가 사는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지구는 정말 둥그런것일까? 그에 관련된 우리가 익히 아는 얘기들부터 다양한 우리의 역사를 들려준다. 도형과 수학, 측정과 기하학을 얘기하고 우리가 평면을 인식하는 오류의 역사까지 담겨 있다. 3D(dimention)으로 사물을 보는 우리는 사진과 그림을 2D의 표면에 3D로 보이게끔 표현하려 한다. 정말 입체는 아니지만 입체감 있게 보이려 한다. 한때 텔레비젼의 입체기능이 잠시 유행했었다. 나오기만 하면 금방 대세가 되어 새로운 시류가 될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에겐 평면이 더 익숙했나 보다. 텔레비젼은 단지 둥그런 브라운관에서 평평한 평면TV로만 변했을 뿐이다.조금은 당혹스러운 책이다. 평평함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기에 제목에 대한 호기심은 일어났지만 책은 내용에 따라 부분적으로 지루하기도 때론 재밌기도 하다. 평면의 인문학이라 부르고 싶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는 평평함에 대한 역사다.
미각 탐사. 음식이 더해진 여행 탐사 인문책. 어떻게 이런 책이 나오게 됐을까? 서문을 보니 저자의 전직이 기자였다. 역시나.. 그냥 나오게 된것이 아니다. 이제는 요리사가 된 저자의 해외를 여행하는 법이다. 남다른 시각과 관찰된것을 글로 옮기는 DNA는 음식을 만나 꽃을 피웠다.표지만 보아서는 소설책 같다. 제목도 그렇고 어느 젊은 청년의 모험소설같은데 이런 미각탐사 책이라니.. 어찌 보면 이것도 모험은 모험이다. 지방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책은 시작된다. 기자 출신다운 멋진 사진이 같이 담겨 있어 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 온다. 사진을 살리려 모든 페이지가 광택지로 만들어져 책은 더 고급스러워졌다.요리사라고 해서 만들어진 요리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요리사라면 더 신경쓰고 알아야 할 요리의 재료. 재료 본연에 대한 취재탐사의 글들은 신선하고 재미있다. 올리브,식초,소금 등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이다. 그에 얽힌 그림과 장소와 역사등이 너무나 흥미롭다.세계 최고의 스테이크를 찾아서 간 스페인 엘 카프리초. 질기지 않은 고기를 위해 2,3년이면 도축하는 사육법이 아닌 15년을 키우는 곳. 고기의 질은 숙성에 있다는 철학에서 나온 그곳만의 소사육과 드라이 에이징 숙성법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지방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어느것이 정답인지는 유보했지만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이곳의 소가 다른 곳의 소보다는 훨씬 행복하겠다라는 것이다. 기껏해야 3년이면 다하는 생보다 15년을 자유롭게 살다가는 소의 운명이 낫지 않은가.깊은 성찰적 지식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예술과 역사 철학까지 담아낸 이 인문학 책은 무척이나 매력 넘친다. 수도원부터 커피까지 장소와 음식의 제약없이 모든 먹거리에 담긴 인문적 관점과 다양함은 읽는 재미가 있다. 질 좋은 종이에 담긴 사진들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많은 영화들속엔 다양하고 수많은 악당들이 등장한다. 그 악당들속에서도 단연코 독보적인 존재가 있다. 양들의 침묵을 통해 알려진 한니발 렉터. 그가 영화를 통해 보여준 악마성은 가공할만큼 전율스러웠었다. 비상한 두뇌를 가진 악당으로 대표될 만큼 인상적이었기에 이후 많은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하며 하나의 전형을 만들었었다.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원작이 책인걸 알았고 한니발의 이름으로 후속 영화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 원작을 이제서야 책으로 읽게 됐다. 사실 영화는 시간이 많이 지난터라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책을 읽으며 간간이 영화가 어슴프레 떠오른다. 전작과는 다른 제목처럼 한니발 렉터에 더 집중한 책이다. 악마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가.. 두꺼운 책임에도 몰입감과 긴장감 넘친다. 영화속 앤소니 홉킨스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영화로도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