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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목적 - 베일리 어게인
W. 브루스 카메론 지음, 이창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에단과 그의 가족들은 베일리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었다. 베일리는 그중 에단을 가장 사랑했고, 에단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충성했다.
베일리는 에단의 모든 일을 알았고, 에단이 있는 곳엔 항상 함께 있었다. 에단이 한나와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순간도, 에단이 느끼는 모든 감정도 같이 느끼며에단이 소년이었을 때 만나 대학생이 되고 취직을 하는 동안의 긴 세월을 함께 했다.
그리고 베일리는 나이가 들었고 에단과 헤어질 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슬픈 이별을 하면서도 베일리는 자신이 다시 개로 태어난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에단을 즐겁게 해주고 에단의 슬픔을 지켜봐 주고, 에단을 보살펴주는 것이 베일리의 목적이었으니까.
그런데!!
베일리가 다시 또 개로 태어났다.
세 번째 생엔 저먼 셰퍼드로 경찰 수색견이 되었다.
엘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베일리는 지난 생의 에단과의 삶이 온전히 다 기억이 났다. 에단이 그리웠지만 에단만큼 자기를 사랑해 주는 제이콥과 마야를 만나 또 다른 목적인 사람을 찾고 구하는 일에 충실했다.
이 소설의 시선은 개의 시선이다.
베일리가 네 번의 환생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환경을 개의 입장에서 그려냈다.
그래서인지 키우고 있는 반려견인 나의 구월이를 자꾸만 쳐다보게 되었다.
구월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안도감이 들었던 건 베일리가 걱정했던 것만큼 고생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못된 주인을 만나 학대를 당하지도 않았고, 사고를 당하지도 않았고, 베일리가 매번 다시 태어날 때마다 목적을 가지고 왔듯 그 목적을 잘 수행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꾹꾹 눌렀던 눈물을 참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이별이 당연하듯 예감한 이별이지만 그래도 역시 이별은 슬플 수밖에 없다.
베일리가 주인공인 책이니만큼 베일리가 살아있으면서 책이 마무리되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베일리는 그렇게 다른 목적이 생겼으니까.
개에게도 목적이 있어 태어나거늘 하물며 인간은 어떤가.
각자의 목적이 있어 세상에 온 것일 텐데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베일리를 통해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