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강남역 분식집
윤진선 저자 / 프롬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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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좋아한다는 말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어쩌다 분식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저자는 그곳에서 일을 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는 저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면서 마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돈, 경험, 사람. 모두가 이유가 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글쓰기였다.

자신의 경험을 적고, 만난 사람들에 대해 적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수첩에 적는다.

글쓰기로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허전함을 채우는 저자는 그래서 이렇게 책을 출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에게 레몬이 던져졌다. 저자는 아직 레모네이드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레몬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것임엔 분명해 보인다.

"이미 잘 포장되어 있는 길보다 내가 만들어가는 길이 좀 더 흥미롭지 않겠어?"

저자의 마인드는 보는 사람까지 덩달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분식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함을 베풀고, 배려를 하고, 자신의 일을 즐기며 성실하게 일하는 저자를 직원으로 둔 사장님은 복 받은 분이 아닐까.

저자 자체가 레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그런

책이었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분식집에 찾아오는 손님들, 배달앱으로 주문하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예의와 무례함, 이타심과 이기성을 골고루 맛보는 저자의 마인드는 균형을 잡는 데에 있었다. 정말 쉽지 않은 것인데 저자는 기꺼이 손님입장을 이해하기도 하면서 해야할 말은 할 줄 아는 강단이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네 삶은 다 고만고만하다. 아무리 좋은 직장을 다녔어도 엄마가 되면 경단녀가 되는 것도 똑같고, 내 삶을 찾아보겠다고 이리저리 버선발로 뛰어다니는 것도 모두 다 똑같다. 저자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분식집을 선택했고, 나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블로그를 시작했다. 우리 모두의 길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걷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어쩌면 같지 않을까?

즐겁게 사는 것, 내가 좋은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시도해 보며 찾아가는 것, 그리고 무엇이든 주어졌으면 즐겁게 해내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해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한 책이었다. 저자와 내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저자의 인생도 내 인생도 기꺼이 응원하며 함께 으쌰 으쌰 할 동료를 만난 기분이었다.

우리 모두의 삶을 응원하고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렇게 만드는 책이 바로 <어쩌다 강남역 분식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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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개정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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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어휘들, 단어들이 신들의 이름에서 비롯되었고, 나라와 산 이름, 강 이름 등등은 신화에서부터 나오는 것들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 신이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것은 영속되고 있다는 것도 왠지 신기하다고나 할까,

우리가 감정을 나타낼 때 쓰는 어휘들이 신들의 히스토리로부터 그 의미가 생겨났다는 것도, 신화 속 세상이나 현재의 인간 세상이나 세상만사 다 똑같다는 것도.

그리하여 인문학을 알기 위해서는 신화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단순히 허구의 스토리가 아닌 그 이야기 속에서 삶을 만나는 것, 더불어 삶의 방향을 잡고, 진리와 이치에 대해 깨닫는 것, 그것이 신화를 읽어야 하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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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넘어서 날아온 우리의 약속
김광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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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꽃이 나비에 날아들 듯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날아들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악에 대항하는 자세라고 말하는 듯했다.

안전하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세상일지 모르지만 혹시 그 속에서 겁먹고 울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거짓의 바리케이드를 반드시 넘어서고 싶다구요.

출처 입력

세상의 부조리는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일일이 관여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은호나, 나라, 성훈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과연 그런 용기가 있는가 생각하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용기를 내 볼 마음은 있는 듯하다.

워낙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긴 한데, 만약 그 일이 나의 생계나 가족, 생명에 지장이 있어도 불의를 못 참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 한없이 작아진다.

우리 모두 정의의 용사가 되어야만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악을 모른 체 눈감아주거나 동조하진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아름다운 세상,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려면 개인의 용기는 필요한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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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과 전통 사이, 서울 패션 이야기 - 종로, 동대문, 명동, 이태원, 성수동의 패션 문화사
임은혁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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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패션 역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다.

더불어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할 때 서울이 패션 도시로서의 브랜딩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하는구나 하는 사실적 이슈들을 알 수 있었다.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서울을 브랜딩하는 방법은 패션 투어리즘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는 도시 곳곳에 얽힌 패션의 역사를 기억하고 위상을 홍보하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한다.

예를들면 동대문 원단 시장을 외부인에게도 접근이 용이하도록 일부 상인들의 배타적인 태도나 시장용어 사용등을 자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K-패션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외면적으로 유행 스타일을 분석하고 패션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이전에 복식에 얽힌 역사와 정체성, 패션 콘텐츠가 내포하는 문화적 의미의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이 파리나 뉴욕처럼 세계적 패션 도시가 되는 상상을 해보았다. 너무 근사할 것 같지 않은가.

정부를 포함해 상인들도, 기업들도, 그리고 소비자들도 하나가 되어 서울을 패션의 중심도시로 만들면 좋겠다.

이미 가능성이 충분하다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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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엄마로 가는 길
문해정 지음 / 위메이크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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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의 장애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또한 아들을 맡길 복지 기관을 둘러보기도 했지만 아들을 떼어놓은 채 살아갈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오직 사랑으로 34년째 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저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고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건 자연이었다. 아들이 학교에 갔을 때 매일같이 산책도 하고 공원도 다니면서 자연과 친구가 되었고, 아들의 건강을 위해서 아들과도 함께 매일 한 시간씩 걸으며 아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에 대한 지혜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해야 할 일과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돈과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는 것, 욕심 대신 여유를 가지는 것 등등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도 적어두었다.

저자는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처지의 모든 장애가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젠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원망만 하거나 기다리거나 하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아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기로.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비장애인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뜻을 모으기를.

성인 중증 장애인 보호시설이 그렇게 부족하리라는 생각조차 안 해본 나 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복지라는 개념이 젊거나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일반인들에겐 남의 이야기만 같으니 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다. 그럼에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건 분명한 듯 보인다.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은 그 자신의 삶을 넘어 가족의 삶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깊이 되새겨 본다.

'우리 지역에서 내년 봄부터 장애인 주간 보호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 예산도 벌써 확정되었다'라는 기쁜 소식을 저자는 접하게 되었다.

정말 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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