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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엄마로 가는 길
문해정 지음 / 위메이크북 / 2024년 7월
평점 :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의 장애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또한 아들을 맡길 복지 기관을 둘러보기도 했지만 아들을 떼어놓은 채 살아갈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오직 사랑으로 34년째 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저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고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건 자연이었다. 아들이 학교에 갔을 때 매일같이 산책도 하고 공원도 다니면서 자연과 친구가 되었고, 아들의 건강을 위해서 아들과도 함께 매일 한 시간씩 걸으며 아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에 대한 지혜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해야 할 일과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돈과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는 것, 욕심 대신 여유를 가지는 것 등등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도 적어두었다.
저자는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처지의 모든 장애가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젠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원망만 하거나 기다리거나 하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아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기로.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비장애인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뜻을 모으기를.
성인 중증 장애인 보호시설이 그렇게 부족하리라는 생각조차 안 해본 나 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복지라는 개념이 젊거나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일반인들에겐 남의 이야기만 같으니 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다. 그럼에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건 분명한 듯 보인다.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은 그 자신의 삶을 넘어 가족의 삶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깊이 되새겨 본다.
'우리 지역에서 내년 봄부터 장애인 주간 보호 사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 예산도 벌써 확정되었다'라는 기쁜 소식을 저자는 접하게 되었다.
정말 잘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