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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과 새 발자국 ㅣ 단비어린이 문학
김하영 지음, 박미나 그림 / 단비어린이 / 2026년 2월
평점 :
꽃샘추위가 살랑이는 3월의 길목에서 마음 한구석을 몽글몽글하게 데워줄 참 귀한 동화 한 권을 만났어요.
수많은 어린이 문학을 접하지만, 이 책은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입안에 남은 달콤한 설탕 가루처럼 기분 좋은 여운이 참 길게 남더라고요.
이야기는 맛있는 빵 냄새가 가득한 '마재이 베이커리'를 배경으로 펼쳐져요.
이곳에는 터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복을 나누어주는 신비로운 존재인 '터주신'이 찾아온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을 맛본 터주신이 그 마음이 흡족할 때만 음식 위에 작고 귀여운 '새발자국'을 남기고 간다는 설정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주인공들이 달콤한 마카롱을 정성껏 굽고 그 위에 찍힐 새발자국을 간절히 기다리는 과정은,
단순히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일을 넘어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배려와 정성이 무엇인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답니다.
아이를 키우며 매일 식탁을 차리는 엄마의 시선으로 보니, 이 책이 전하는 '정성'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우리는 가끔 결과에만 치중해 소중한 과정과 마음을 놓치곤 하잖아요. 하지만 작가는 터주신이라는 우리 전통의 소재를 현대적인 마카롱과 절묘하게 버무려내어,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공간과 그곳을 채우는 다정한 마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차분히 일깨워줘요.
마카롱 꼬끄처럼 단단해 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부드럽고 잘 깨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이보다 더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비유가 있을까 싶어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김하영 작가님의 필력은 참 섬세하고 따뜻해요. 자칫 잊히기 쉬운 민속 신앙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세련되게 재해석한 점이 인상적이고, 문장 하나하나에 녹아 있는 서정적인 감성은 어른인 저에게도 깊은 위로를 건네주네요.
"마음이 닿아야 복이 온다"는 그 소박한 진리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콤한 향기처럼 피어올라, 일상에 지친 우리 엄마들에게도 "오늘 하루 충분히 잘 해냈어"라고 토닥여주는 것만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카롱이 평소보다 훨씬 더 특별해 보이는 건 왜 일까요?
아이와 함께 디저트 가게를 방문해 달달한 마카롱을 사야 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