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 국부론
이찬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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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국부론

(The New Wealth of ROK)

 

국내 자본시장의 역사를 생각해 봤을 때, 30년간 연금을 운용한 실무자의 책이라는 것의 가치는 상당한 것이다. 게다가 국민연금등 큰 돈을 운용해 본 경험은 국내의 기관이 금융위기등에 어떤 판단을 하고 대처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용어가 한가지 있다. 그것은 대체투자이다.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상은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 등 다양하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1990년 일본 자산시장의 붕괴

2. 그린스펀 풋과 정보통신 버블

3. 효율적시장가설과 2009년 부동산시장의 붕괴

4. 대체투자란 무엇인가?

5. 대체투자의 '꽃' 사모펀드

6.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들

7.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자산운용기관이 주도해야

8.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 책은 크게 분류를 하자면 1~3장까지와 4~8장까지로 나뉜다.

전반부는 세계금융시장에서 역사적인 변곡점을 실무자의 눈으로 짚어본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사건과 내용이지만, 저자의 시각으로 재조명하는데에는 의의가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면서도 실무 운용역이 바라본 시각을 첨가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의 설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쉽지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알기 쉽게 쓰여져 있으며, 통찰력도 보인다. 

내가 책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군더더기 없으며 핵심을 잘 짚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전반부에서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대체투자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대체투자란 개념은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책은 일반투자자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책은 아닌 것 같다. 저자는 기관에서 오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기관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자산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뒷부분은 호불호가 나뉠수도 있다.

 

마지막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대처법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대체투자자산은 가입금액의 제한이 있거나, 해외에 투자해야 하는등 대부분 개인들이 투자하기는 진입장벽이 있는 투자자산들이다. 그러나 향후 간접투자시장이 더욱 활성화 된다면 개인들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여러가지 대체투자자산에 자산의 일부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임

 

1. 저자가 생각하는 대체투자의 장점은 리스크대비 리턴이 높다는 것이고, 전통적인 투자자산인 주식,채권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것이다. 최근 롱숏펀드의 강세와 더불어 안정적인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에 대한 니즈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프레임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니즈가 늘어날 수록 절대수익률의 크기는 줄어든다. 개인투자자들도 뒤쳐지면 안될 것이다.

 

2. 아담스미스의 국부론과는 큰 연관관계는 없다. 신국부론이라는 제목은 한국의 국부를 대체투자를 통해 늘리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이자리를 빌려 경기과 과열될 때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떤 나라의 경제가 호황을 누리면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그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어진다. 제일먼저 자동차 같은 소비재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며, 소비재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설비를 구입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에서 수입을 늘리게 된다. 따라서 경기가 과열될 때에는 경상수지가 약화되고, 심지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시장의 버블은 오래갈 수 없다. 1980년대 말 상장을 준비하던 일본의 기업가를 생각해 보자. 이 기업의 PER이 4배에 불과하다면 아마 그는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이유는 결국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 기업의 PER이 4배라면 주당 투자수익률(주당순이익/주가x100)이 25%라는 것이다. 이때 은행 대출금리가 2.5%에 불과하다면, 굳이 주당 투자수익률이 25%인 주식을 상장하는 것보다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이 훨씬 이익일 것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기업들의 PER이 낮을 때에는 기업의 증자나 상장이 크게 줄어든다.

대신에 주가가 높아지면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1990년 초의 일본처럼, 돈도 제대로 못 버는 별 볼일 없는 기업의 주식도 PER 100배에 거래되고, 채권금리가 6%를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주식의 기대수익률(주당순이익/주가)은 1%에 불과한데, 채권금리는 6%를 넘어서니 최고경영자의 선택은 자명하다. 즉 주식발행(=증자)규모를 늘려 조달한 돈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2000년 코스닥시장의 버블 때 많은 정보통신 기업들이 증자로 유입된 돈으로 빌딩을 매입했던 것은 매우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정책금리가 공격적으로 인상될 경우, 단기금리가 장기금리의 수준을 넘어서는 사건이 발생한다. 정책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주식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발행될 장기채권의 금리가 경기불황의 영향을 받아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이라도 서둘러 장기채권을 사두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책금리(단기금리)의 절대 수준이 너무 높다고 판단 될 때는, 장기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2000년 봄에 나타난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은 대단히 귀중한 신호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중앙은행이 면밀하게 '패닉'에 대비하고 또 위기가 발행하자마자 즉시 정책금리를 인하했다고 할지라도 시장의 버블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중앙은행의 우선적 목표는 관리하기 어려울 만큼 과도하게 부채더미가 쌓이는 것을 막는 일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장기적인 가격안정과 금융안정에 관한 중앙은행의 임무는 하나로 일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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