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역습
에드워드 테너 지음, 장희재 옮김 / 오늘의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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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밀한 이야기)

 

사물의 역습이라는 미스터리영화와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책의 원제는 "Our Own Device"이다. 

우리(인류)가 직접 고안하고 발전시킨 물건들이라는 의미로 쉽게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옮긴이는 왜 굳이 사물의 역습이라고 번역하였을까?

아마도 옮긴이는 우리가 최초에 고안한 사물이 시대가 바뀌면서 처음의 용도와 다르게 사용되고, 또한 그러한 사물로 인해 인간의 생활등이 바뀐것을 고려하여 이 책의 제목을 사물의 역습이라고 번역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사물이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용도와 형태가 바뀔때 마다 인간에게 네거티브한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기에 사물의 역습이라는 이 책의 제목만을 가지고 이 책의 내용을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약간의 오해를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01 테크놀로지, 테크닉 그리고 우리의 몸 

02 젖병,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는 테크놀로지 

03 조리, 단순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전 세계를 홀리다

04 운동화, 활동적인 삶을 이끈 신발의 혁명 

05 업무용 의자, 인류의 앉는 자세를 바꾸다 

06 안락의자, 건강을 위한 도구가 비만의 상징이 되다 

07 음악 건반, 복잡한 수공예품에서 대중적인 악기로 

08 텍스트 자판 , 효율적인 필기법과 여성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다 

09 안경, 인쇄 매체 발달이 낳은 위대한 산물 

10 헬멧, 부상을 막는 군사 도구가 자존감까지 키워주다 

 

목차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듯이, 이 책에서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은 각각 젖병, 조리,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건반, 텍스트자판, 안경이다. 조리와 운동화, 업무용 의자와 안락의자, 건반과 텍스트자판은 약각 비슷하고 역사적으로 상호연관이 있어서 크게 분류를 하자면, 젖병, 신발, 의자, 자판, 안경의 5가지로 분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5가지 사물은 오랜기간동안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어왔다. 즉 다른 관점에서 보면 5가지 사물과 관련된 사업은 시기별로 흥망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관련 사업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의미있는 통찰이었다고 생각된다. 최근 가장 핫한 기업들은 IT,소프트웨어지만,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회사들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물의 역습은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 쓰여진 좋은 책이다. 

각 사물의 역사는 물론 관련 기업들과 시대적인 배경까지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1) 사진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인 자료들이 다소 부족했다는 것이고, 

2) 역사와 기업등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사물과 인류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 비교적 부족했던점이 다소 아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한편 걸음을 촉진하기 위한 테크놀로지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발달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유아가 있는 가정의 약 92퍼센트가 보행기를 가지고 잇다. 이 바퀴 달린 의자는 아이들이 기는 것을 바우기도 전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돕는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보행기를 이용하는 유아들이 그렇지 않은 유아보다 앉거나 기는 것이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 늦으며 지능검사에서도 낮은 점수를 기록한다. 유아들이 주변 환경을 남험하고 상호작용하는 행위를 보행기가 제한하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의 사람들은 신발의 보호 없이 발바닥이 외부에 노출되면 금방 상처를 입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발이 이렇게 민감해진 것은 애초에 신발을 신어서다. 맨발로 일주일 정도 생활하면 발에 두꺼운 보호막이 형서오디는데, 이 보호막은 일반적인 굳은살과는 달리 발과 땅이 직접적으로 닿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을 차단하지 않으면서 발을 보호한다. 오늘날에도 10억 이상의 인구가 여전히 맨발로 생활하며 이들 중 일부는 매우 거친 환경에서 살아가지만 발에 상처를 입지 않는다.

 

고대 지중해 지방에서 전 세계로 퍼져 몸의 습관을 혁신한 도구 중 등과 허리를 변화시킨 도구로 의자가 있다면 손가락에는 건반과 자판, 즉 키보드가 있다. 샌들과 신발에 따라 우리의 걸음걸이가 정해지고, 의자에 따라 작업 방식과 휴식하는 방법이 정해지는 반면, 키보드는 앉는 자세뿐만 아니라 사고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키보드는 음악을 연주하고 작곡하는 양쪽 모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키보드는 또한 목소리와 펜이라는 제한 적인 도구에 갇혀 있던 은밀한 이야기들을 꺼내어 전파해주기도 한다. 샌들과 안락의자처럼 키보드는 위리 몸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접점으로서 처음 등장한 이래로 꾸준히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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