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계산기 - 경제학이 만드는 디스토피아
필립 로스코 지음, 홍기빈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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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돌아보면 늘 돈얘기로 가득차 있다. 이 물건을 얼마에 샀고, 이 음식은 가격대비 만족스럽지 못하며 저 사람과의 교제는 비용대비 효용이 없고 거의 정신적 스트레스만 가중하니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까지 경제학 이론인 이익 대비 효용이론이나 자기이익실현으로서 경제적 동물, 합리적 의사결정, 수치화된 간략화와 예측모델등 온통 경제학이 우리삶을 에워싸고 있다.

  "참여연대는 윤대통령의 시장만능주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고 한 줄 뉴스가 지나가고 주식가격은 연일 파란색으로 우하향곡선을 그리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물가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는 기후위기와 함께 후끈 뜨겁다.

이렇듯 경제는 공기처럼 우리삶을 지배한다.


이 책은 자기이익에 충실하여 모든 사물을 교환가능하고 대체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화폐,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우리가 잃게 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도록 이끈다.

  영국의 산업시대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원형이다. 

 호락호락하지 않고 반항적인 인간을 굴복시켜 공장노동자로 일하게 만든 일등 공신으로 굶주림을 들 수 있을 만큼 노동자를 잘 다루려면 임금을 최저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대다수의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은 굶주림과 채무와의 공포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3장에서 자기 이익은 학습된 행동인지? 테일러 법칙이라는 과학적 경영에 얽힌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섬뜩하게 다가오니 직접 책을 통해서 느꼈으면 좋겠다.

이란이 장기판매를 합법화한 국가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300여 명의 장기를 판매한 자들을 인터뷰한 소감도 소개되어 있다.

2012년 노벨경제학상이 콩팥이식 수술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로스에 의해 <욕구의 이중적 일치의 어려움>의 문제에 대한 내용으로 상을 받은 걸로 기억한다. 

이제 경제학은 인간의 장기 이식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까지 이미 왔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한 화폐는 교환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화폐는 출산하지 못한다의 얘기에서 너무도 멀리 왔다.

 시간과 죽음은 신의 영역이라 이자를 받는 대부업과 보험업에 근본적인 죄를 묻는 시각에서도 멀리 왔다. 그러고 보니 당연한 상식같은 생각에 계속 질문을 던지고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떠한 세상인지 묻게 만드는 책이다.

지난 네 장에서는 경제적 인간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살펴보면서 또 경제적인 것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가를 탐구했고 경제학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함께 들여다보았다. 우리가 변화무쌍한 매일의 삶을 헤쳐 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도구에는 경제학의 언어와 계산이 묻어 들어 있으며, 이러한 경제학의 언어와 계산을 통해 독특한 종류의 합리성이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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