殺人出産 (講談社文庫) (文庫)
村田 沙耶香 / 講談社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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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사야카의 책 두권을 읽었다.

<<편의점 인간>>과 <<살인출산>>인데 두 편 모두 어떤 궁금한 점을 이야기라는 형식을 빌려서 길게 질문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편의점인간은 직장을 갖고 성별에 따라 남자는 여자, 여자는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가꾸어 아이를 낳는 것에 처음부터 의미를 둘 수 없었던 이상한 여자가 편의점에서 근무하면서 느끼고 경험하면서 사람들과 얽히는 이야기다.

정상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허락도 받지 않고 흙발로 비정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녀의 삶에 발을 디디며,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녀를 품 안에 넣어 주지 않는다. 인간의 사회성이란 같은 문화와 가치관, 규범을 따르는 사람들의 집합이기에 배제된 자, 스스로 밖에 나가있는 자는 그 공동체의 문화가 이상하고 기괴하게 보일 수도 있다.

  작가가 편의점 인간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지점이 그곳이리라.


<<살인출산>> 살인의 욕구를 인간의 기본욕구 중의 하나로 인정한다면 살인을 저지르고 싶은 자는 생명을 잉태하고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자격과 힘을 국가에서 부여하는 제도를 그리고 있다.

살인자를 그의 생명을 빼았는 걸로 처벌하다니 너무 야만적이지 않아. 살인을 하고 싶으면 아이를 10명 출산하고 살인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써내면 국가에서 지목받은 자를 전신마취상태로 그 앞에 대령한다.

  그럼 칼로 죽이든 약으로 죽이든 자신의 복수를 완성할 수 있게 되는데 복수와 살인에 대한 얘기는 인간의 탄생부터 있어왔던 이야기고 이를 이런 식의 이야기로 꾸몄다.

 사람들이 언제 죽임을 당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느끼는 생의 애착, 교육제도의 변화, 변화된 교육내용에서 이러한 제도를 받아들이는 중학생, 살인욕구를 가진 언니를 도우는 나.


흥미롭게 읽었고, 저자의 책을 좀 더 시간을 두고 다시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소설은 일종의 사회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사회의 거부감과 혐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펼쳐가는 사야카의 독특함은 단순히 소재의 특이성을 벗어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정상가족이 있는가? 정상가족의 가치관에서 비정상가족을 어떻게 형편없이 대우하는지를 보라, 다수의 폭력성과 소수에 대한 배제와 혐오와 인간들이 만들어낸 집단 속에서 형편없이 쪼그라져 있는 이상한 모습을 봐라.

저자의 쉬운 문체는 직감적으로 느낌과 이성에 작용한다. 묘하다. 깊다. 치밀하다. 철학적이다. 파괴적이다. 비윤리에서 윤리를 찾게 한다.

몸에 열이 확 치솟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밉고, 이놈을 죽이면 인생이 잘 풀릴 거라는 극단적인 믿음까지 생기는 느낌, 어떤 의미에서는 죽이려는 상대를 믿는 걸까? 이 사람만 사라져 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냉정하게 생각하면, 완전한 타인이 내 인생의 열쇠를 그토록 심하게 좌지우지하는 셈이지만, 일시적인 격한 확신 같은 느낌이고......지극히 평범한 감정이야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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