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3일 책모임 책으로 읽고 썼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이 책은 젊은 일본의 사회학자가 일본젊은이는 어떠어떠하다라는 자국내 기성언론에 퍼져있는 얘기들을 하나하나 반론하고 분석하고 관찰한 결과를 풀어놓은 책이다.

사회학의 학문적 틀에 충실하려고 해서인지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을 인터뷰하고 그들과 직접 시위현장이나 모임에 참가해서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모았다는 측면에서 사례의 풍부함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 문제제기는 이것이다.

앞으로 일본경제는 호황의 시기를 맞기 어려울 것이다. 워킹푸어들은 계속 양산될 것이고 일본사회의 평균연령은 42세로 이미 초고령사회이다.

젊은이 2~3명이 1명의 노령인구를 사회보장제도의 측면에서 부양해야 하고 그들의 고용, 의료, 현실정책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문제가 쌓여만 가는데 실제로 일본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삶에 행복해하냐?”고 질문을 던지면 그들의 70%가 넘게 행복하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럼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에 대한 대답이 이 책의 내용이다.

성급하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소한의 생활만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화적인 최소한의 생활이란 “wii(인터넷), psp(인터넷게임)를 손에 쥐어주는 생활을 말한다고 저자는 몇 차례나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왜 이런 대답을 하는 걸까?

젊은이들은 더 이상 과거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일본이 전후의 패전에서 경제부흥을 일으키던 초고도성장기에 사축으로 얘기되던 회사원생활이 있었고 회사에 올인하여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는 없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잠깐의 버블경제시기에도 호화로운 사치생활을 겪어 봤지만 물질에 대한 소비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입시전쟁처럼 입시전쟁을 겪고 그 후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졸업했지만 이제 그들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이전세대들이 만들어놓은 부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조건하에 놓인 젊은이들은 지금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질 전망이 없으므로 자기충족적 생활을 추구하고 정치나 사회생활보다는 사생활에 중점을 두면 행복해 할 수 있는 조건이 그 어느 시대보다 지금이 최적이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행복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친구랑 있을 때(64%)”

 

일본 내에서 만화 원피스가 2억불 판매된 것은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만화 원피스가 친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모험과 여행을 떠나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제 젊은이들은 마음 둘 곳과 소속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회단체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이렇듯 사회공헌하고 싶어 하는 의식은 56%이지만 실제 최근 5년간 투표율은 30%후반이다.

투표율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계산되므로 전체인구를 100으로 잡았을 때 20~30대의 투표수는 33%이다. 20~30대의 전체인구가 투표를 해도 전체 정책방향에서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다수결의 원칙상 그들은 더는 의회민주주의, 투표에서 무언가 해결되리라고 바라지도 않는다.

 

기존 언론들은 젊은이가 문제다. 일본이 끝장난다고 하지만 실제 정책 측면에서 젊은이를 위한 정책은 일어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칭 어른들은 이래라 저래라 계속 요구하고 야단치고 큰일이라고 위기감을 고조시키려고 하지만 이제 좀 아는 젊은이들은 그들의 말에 신경쓰지 않는다.

 

? 우리는 행복하니깐.

물론 그들도 사회운동을 한다. 지진 때 직접 찾아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구호기금도 자발적으로 모은다.

하지만 불끈하는 젊은이들은 이러한 불끈함이 사라졌을 때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색다른 경험과 뿌듯한 만족감을 느끼며.

제도화된 사회 내에서 무언가 바꾸거나 지속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이제 사회운동은 즐거움과 문화적 측면 + 엔터테인먼트 요소 강화로 축제로 일회성으로 끝날 뿐이다.

 

축제는 즐기면 되는 거고 아무것도 바라거나 바꾸지 못한다.

 

 

이 책을 덮고 나서는 무언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난 뒤 몸이 불편한 것처럼.

사실 이것은 행복이 아니다.!? 하지만 행복이 불가능한 시대, 계속해서 꿈만 꾸는 사람은 그 기대치를 맞출 수가 없어서 더욱 불행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다고 느끼고 더는 이대로 살 수 없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퍼질 때 사회라는 꿈쩍도 하지 않는 대상이 살짝 움직이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의 글을 읽으면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사이에 분명한 온도와 관점의 차이가 있다.  현재의 일본 젊은이를 주제로 삼은 사회학관련 책을 한 번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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