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서 세 끼를 챙겨서 먹었고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과 정희진의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를 읽었다.

히라노는 슬로우 독서법을 얘기해서 좋았고, 정희진은 여성으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책에 대한 서평을 썼는데 자신의 늙어감과 외로움을 적당히 버물러서 책에 투사한 글이 좋았다.

 외로운 사람은 책을 읽는다.

우울한 사람도 책에서 도망갈 구실을 찾고 책을 통해서 아찔하게 변하는 속도전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게릴라전을 펼친다고 생각한다.

 

 책이 엄청나게 많이 쏟아지는 지금 책을 많이 더 많이 읽어야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작정해놓고 100페이지씩 읽어야지 하며 똑바로 앉아서 책에 줄을 긋고 모르는 말을 사전에서 찾다가 보면 나중에는 힘들어서 맥이 탁 풀리곤 했다.

물론 어쩔 때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들어 시계를 보면 시끄럽다고 일부러 재운 시계가 시치미를 뚝 떼고 나를 바라보는데 시간이 훅 지나간 것에 기쁨을 느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쫓기는 느낌은 여전했다.

 

정희진님의 한 마디, 투지에서 바빴던 눈이 멈춘다.

투지란 말은 종이를 찢을 듯이 종이를 오래 바라본다는 의미다.

 

이럴 때 작정하고 책을 읽을 때 5W 1H(who, when, what, why, where)와 how를 생각해보라는 히라노의 주문은 유용하다.

예를 들어, 소세끼의 마음을 분석한 곳을 읽다가 소세끼에서'선생님'의 의미와 첫문장을 눈여겨본다.

첫문장은 "나는 그 사람을 항상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아버지와 형이 생각한 선생님과 나가 생각한 선생님의 의미가 다르고 이 책에서 작가가 낯설게 쓰는 에고이스트가 또 의미가 다르다.

 

인간이 하는 주요한 행동이 의미를 찾기위한 몸무림이므로 소세키를 히라노의 관점으로 책을 읽다가 작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의 단편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틈틈이 쉬어야 겠다는 마음이다.

생각이 안나면 투지라도 해볼일이다.

 

 

‘슬로 리딩‘이란, 한 권의 책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는 것이다. 책을 감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과 노력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책읽기 방법이라고 이해해두기 바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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