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사회
장 보드리야르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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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학생>이라는 우화가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이 학생은 부유한 한 여성을 욕망하게 되어 악마에게 자신의 (자신의 일부분)을 판다.

악마는 그 학생의 거울에 비친 상을 판화처럼 벗겨내어 주머니에 집어넣고 학생에게는 산더미만큼의 돈을 준다.

이제 학생은 어딜 가나 성공하지만 악마에게 넘겨준 자신의 분신이 또 어딜 가나 자신처럼 행동하며 난폭하게 쫓아 온다.

마치 악마에게 팔린 것에 복수라도 하듯이.

 

그러다 분신은 학생과 대결하던 한 남자와 결투를 하고 그를 죽여버린다.

학생은 어느 날 밤 자신을 쫓아온 분신에 대한 노여움과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간절함으로 분신을 향해 총을 쏜다.

분신이 사라짐과 동시에 거울이 산산조각나고 동시에 학생이 쓰러진다.

죽은 것은 그 자신이다.

고통 속에서 학생은 깨어진 거울의 조각을 하나 들어 자신을 비춰본다.

이전의 자신의 육체적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를 읽고 있어요.

 

이 우화 속의 학생처럼 우리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한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사물(상품)의 소비로 행복함, 안락함, 차이표시기호로서의 위계와 문화, 여가, 유행에 뒤지지 않음 등을 소비하지만 세계는 더욱 불투명하게 비치고 자신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는 소외 속에 있어요.

이미 자신의 한 부분을 상품으로 팔아넘기고 교환가치와 사용가치 속의 쓸모있음으로 쫓아가고 있겠지만 그래도 뭔가 더 해볼 수 있을 게 없을까 반성해봅니다.

 

저자는 악마와의 거래구조 그 자체가 상품사회의 구조 그 자체이므로 소외의 극복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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