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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평점 :

2013년 일을 그만두고 안 좋은 일도 있어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견디게 해준 것 중 하나는 <철학자와 늑대>라는 책이었다. 저자가 늑대개를 키우면서 교감하는 내용에 감동받아 그 후로도 꾸준히 생물, 동물이 나오며 인간과 교감하는 책을 찾아 읽었다.
<나와 퓨마의 나날들>은 저자가 2007년 볼리비아 생츄어리 파르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퓨마 와이라와 교감하고 다른 동물과 봉사자들을 만나고 겪은 일과 생각 등을 담은 에세이다.
생츄어리란 유기되거나 사람들의 불법동물 거래, 애완동물(안되지만) 길러져 야생에서 살 수 없는 동물들을 돌보는 곳이다. 와이라도 어렸을 때 어미와 헤어져 배우지 못해 정글로 돌아갈 수 없어 케이지에서 돌본다. 긴줄을 묶어서 봉사자가 같이 가야만 밖으로 나가는 게 가능하다.
책을 읽기 전엔 와이라 (표지 동물) 와의 교감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것 보다는 저자가 봉사하면서 자신의 삶이 변하는 것이 중심이다. 일러두기에도 나오지만 내용을 가공했기 때문에 문체나 내용을 보면 소설같다. 와이라와 다른 동물들을 만나고 화재가 일어난 후, 세계 여행을 하다가 다시 돌아와 지내는 게 첫번째 챕터다. 다음 두 챕터는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미술을 살려 환경예술단체를 만들고 일년에 한 번은 파르케에서 지내는 모습이 나온다.
저자 말대로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영영 안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떠난다고 실패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랑스러운 일을 하면 된다고.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SNS에 귀여운 동물 사진은 알려져도 이런 거래는 못 막는 실태를 저자는 안타깝다고 한다. 사람들이 우리가 서로 다른 종이고 그들을 돌봐야만 하는게 아니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 서로를 바꾸고 또 바꿀 수 있고 해가 되지 않는 행동 하루에 하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 와이라가 마지막에 좀 더 넓어진 방사장을 오래 오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