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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성인이 되고 결혼하기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올해는 박완서 작가가 작고한지 10주기라 여러 출판사에서 작가의 작품이 새옷을 입고 나왔다.
#웅진지식하우스 에서는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와 함께 리커버판이 나왔다. #김금희 작가님이 쓴글도 새로 담겨있다.
유년기를 다룬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내용이 꼭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시간 순서대로 보면좋다. 이 책은 작가의 데뷔작인 #나목 과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같이 읽어도 좋겠다.
작가님이 떠나신 건 아쉽지만 여러 작품이 조명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오래 전에 읽고 다시 읽었지만 역시 좋았다.
묵독을 하다가도 소리내어 읽을 수 밖에 없는 문장의 맛. 이게 바로 한국 소설의 맛이지.
감탄하며 쭉쭉 읽어내려갔다.
문장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그려낸 풍경은 꼭 눈 앞에 손에 잡힐 것처럼 와 닿는다.
작가는 여러 일은 꼭 거창하거나 폼을 잡고 그리지 않는다.
이렇게 살았다고 이런 일도 있었다고 때로는 화 내며, 속삭이며 탄식하며 얘기할 뿐이다.
총탄으로 구멍이 뚫린 오빠 다리의 묘사부터
하루 먹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에서 미친듯 피어난 목련까지.
내용과 묘사가 본래 있던 것처럼 자연스레 흘러가고 이 이야기가 끝이 나질 않기 바라게 된다.
피난 갔던 곳이 파주, 교하로 나오는데 소설 후반부 그려지는 PX 이야기도 반가웠다.
파주가 고향이고, 미군부대가 있었다. 미제 간식 ,PX에서 나오던 물건을 팔던 미제 아주머니도 기억난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랑 손잡고 어디 후미진 골목 작은 집에 가서 사곤했다.
그래서 작가가 그려내는 풍경이 낯설진 않았다.
교하는 신도시가 됐지만 그 전 풍경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제목대로 그 산은 없어졌지만 피난다닐 때 품어주던 그 산이 있어 이 힘든 시기를 작가는 지나갔던 게 아닐까.
읽어야 할 책은 많지만 올해는 꼭 작가님의 책을 어떤 책이라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한국 소설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