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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나이 먹을수록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건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장르만 해도 다 챙겨읽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제발트한권읽기 를 신청할 때만 해도 어려울까 겁 먹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민자들 을 읽으며 그게 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이민자들 은 작가인 제발트가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4편의 단편으로 담은 책이다. 제목대로 그들은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며 세명은 유대인이다. 그들의 청년이었을 때 시대 배경이 주로 세계대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지만 나치에 의해 가족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도 잃은 채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이 이야기가 진짜예요. 라고 하는 듯 자료 사진들도 나오는데, 옮긴이 말에 따르면, 그게 진짜인지,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내용이 가짜도 진짜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초반엔 이 얘기는 진짜일까 궁금하기도 했으나,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이야기에 압도당해 빠져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제발트가 지금까지도 #제발디언 이란 팬덤이 있는 이유는 바로 특유의 정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소설, 에세이, 르포 장르를 정의할 수 없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제발트만의 책.
그래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발트도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이민자고, 단편의 주인공들을 만날 때 자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 나름의 뿌리찾기가 아니었을까.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제발트가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몇장을 채 읽지 않고 당신은 제발디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민자들 서평
나이 먹을수록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건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장르만 해도 다 챙겨읽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제발트한권읽기 를 신청할 때만 해도 어려울까 겁 먹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민자들 을 읽으며 그게 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이민자들 은 작가인 제발트가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4편의 단편으로 담았다. 제목대로 그들은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며 세명은 유대인이다. 시대 배경이 주로 세계대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지만 나치에 의해 가족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도 잃은 채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이 이야기가 진짜예요. 라고 하는 듯 자료 사진들도 나오는데, 옮긴이 말에 따르면, 그게 진짜인지,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내용이 가짜도 진짜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초반엔 이 얘기는 진짜일까 궁금하기도 했으나,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이야기에 압도당해 빠져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좋은 문장도 많지만 제발트가 지금까지도 제발디언이란 팬이 있을 정도인 이유는 바로 특유의 정서에 있다고 생각했다. 소설, 에세이, 르포 장르를 정의할 수 없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제발트만의 책.
그래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발트도 독일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이민자고, 단편의 주인공들을 만날 때 자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 나름의 뿌리찾기가 아니었을까.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제발트가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몇장을 채 읽지 않고 당신은 제발디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