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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실비아 플라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세번째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4년 초판 이후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이 작가의 팬층이 두텁다는 거다. 나도 그 중 하나다.
실비아 플라스를 처음 알게 된 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고등학교 때 전혜린을 좋아했던 시절에 그때 알았을 수도 있다. 2000년대 중반 이 작가의 책이 나오면서 거의 모든 책을 사모았다. 몇 년 전 나온 에어리얼까지. 그래서 일기도 이전에 읽었는데, 완독은 하지 못했다. 작가의 삶을 따라가는 게 이 책으로 모든 걸 알 순 없지만 쉽지 않았다. 작가의 우울에 같이 빠져드는 느낌이라서.
새로 출간된 책도 분량도 700페이지가 넘지만 역시나 만만치 않은 내용이라 너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읽었다. 첫 느낌은 작가의 일기는 다르구나! 였다. 보통 일기라면 사적인 고백이라 독자에게 쓴 내용은 아닐텐데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는 달랐다. 나중에 출간한 남편도 유명한 시인이니 그 점을 알았을 거다. 이게 보통 글은 아니라는 걸.
자신의 욕망을 보고 느끼던 사춘기를 지나 결혼을 하고 자신의 작품에 욕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맘대로 안 풀리거나 우울해하는 모습 등. 글도 자신의 모습을 걸러서 표현하겠지만 그의 인생을 이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겠지만 어쩔 수 없이 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의 비극적인 죽음만 생각한 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 독자도 안다. 이 작가가 얼마나 자신의 작품을 사랑했는지. 얼마나 큰 포부를 갖고 있었는지. 그래서 안타깝지만 또 이렇게 남긴 글 덕분에 그의 세계를 향유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작가의 작품 세계와 삶이 궁금한 독자들에게도, 실비아 플라스를 처음 알고 싶은 독자들도 추천한다. 앞으로도 실비아 플라스를 읽는 독자들이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