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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게이하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2
윌라 캐더 지음, 임슬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평점 :
좋아하는 흄세 시리즈 일곱번째 주제는 날씨와 생활이다.
고전 소설에서 날씨는 특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배경과 어울어져 분위기와 사건의 전개도 암시하기 때문에
이번 주제가 궁금했고 기대했다.
서평단으로 읽은 책, 루시 게이하트는 제목대로 루시 게이하트의 사랑과 삶을 다루고 있다.
고향을 떠나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안고 시카고에 간 루시는 자신을 가르쳐준 선생의 소개로 유명한 성악가 서배스천의 연습을 도와주는 보조 연주가로 일한다. 루시는 공연을 볼 때 부터 서배스천에게 반하고, 나이 차이와 서배스천은 기혼자라, 마음을 숨긴다. 루시에게는 고향에서부터 루시를 좋아한 해리가 있다. 루시와 서배스천은 점점 가까워지고, 휴가를 맞아 해리가 루시를 만나러 시카고에 찾아온다.
요즘 하늘은 맑고 한낮에는 여름처럼 햇빛이 뜨거운데 소설의 날씨는 흐리고 추웠다. 고전이라 전개는 어느 정도 예상되지만 날씨와 장소, 캐릭터가 한데 어울어져 몰입해서 읽었다. 주로 두 사람의 사랑이 나오고 한 명은 방해자라는 게 처음엔 흔히 보아오던 구성같지만 뒤로 갈수록 달라진다. 특히 3부에서 해리가 추억을 돌아보는 장면이 마음에 남았다. 결국 그가 추억하는 루시의 모습을 이 소설이 담은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니스트와 성악가의 만남이라 성악곡이나 피아노곡이 계속 언급돼서 나와서 같이 들으면서 이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 작가에게 꼭 이렇게 결말을 내야 했었나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비극이라 또 마음에 남는게 소설이니까. 해리가 끝내 지키고 싶어했던 발자국처럼 차가운 얼음이 깨지는 세 사람의 사랑이 오래 기억에 남을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