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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ㅣ Philos 시리즈 27
사이토 고헤이 지음, 정성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4/pimg_7375871784233429.jpeg)
아르테 북서퍼 2기로 참여하며 이 책을 받고 반가웠다. 저자의 책인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를 잘 읽었고 그때 올해의 책 중 하나로 꼽았기 때문이다.
제목대로 아무 지식도 없는 무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이다. 기존 자본론 기본서와 달리 이 책은 TV프로그램 강연에서 시작했고 글로 다듬어서 자본론을 모르는 대중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자본론 일부 내용을 저자가 해석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출판되는 입문서 중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하는 책들도 많다. ‘쉽게 써야’ 사람들이 읽는다고 생각해 그 점만 신경쓰면 변죽만 울리다 끝난다. 있어 보이는 문장들만 나열한 책도 있다. 그래서 어떤 분야의 입문서, 기본서가 읽고 싶다면 청소년 대상 책을 찾아 보는게 실패할 확률이 훨씬 적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훌륭한 입문서, 기본서다. 저자는 쉽지만 깊이있고, 정확한 언어로 설명한다. 예로 든 일본의 상황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통할 이야기이고 차분한 논리로 독자를 설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이 지난 자본론을 왜 들고 온 것일까?’ ‘소련이 몰락했으니 자본론도 필요없는 게 아닐까? ‘라는 의문에 반박한다. 우리는 왜 예전보다 똑같이 일하거나 더 일해도 편하게 살 수 없는지, 분업을 해도 일은 줄어들지 않고, 기후 위기가 닥치는지 저자는 자본론에서 이런 문제 해결책,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오래 일하지만 여유가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급 자족이 안되므로, 상품을 사야하므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필수인력 자리 보다 불쉽잡(쓸데없는 회의, 캐치 프레이즈 등)만 늘어난다. 매 페이지마다 체크하고 동의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나도 요즘 생각하는 건 ‘사람들이 오전 10시 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일하면’ 꽤 많은 사회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점이다. 하지만 기업과 부를 가진 이들은 자신들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자 협동조합 등 서로 함께 모여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관리하는 걸 말한다. 마르크스의 말을 인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각자는 그의 능력에 따라 ,각자에게는 그의 필요에 따라!”
<마르크스 전집 19권 21쪽 ‘고타강력비판’ 중에서>
더 이상 성장이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 생산은 부족하지 않다. 과도한 생산은 부족한 국가나 지역으로 재분배를 해야 한다. ‘탈성장 코뮤니즘’은 2021년 다다서재에서 나온 지속불가능 자본주의에서 자세히 나오므로 이 책에 이어서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저자가 말하는 걸 당장 실행할 수 없을지라도 보다 지역 경제와 문제에 관심 갖고 할 수있는 걸 실천하겠다. 저자의 다른 책과 앞으로 나올 책도 챙겨 읽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