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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 ㅣ 포션 4
최의택 지음 / 읻다 / 2023년 6월
평점 :

2022 SF어워드 대상 수상작가인 최의택 작가의 첫 소설집 <비인간>을 읽었다. 보통 단편집이 6,7편 정도 묶는 걸로 아는데 이 책은 10편으로 400페이지 가까이 된다.
2023 서울 국제도서전 주제에서 영향받은 책 제목 ‘비인간’이란 말을 곱씹는다. 그 동안 우리는 인간적이어야 하고, 인간이라면 이러면 안되지 라는 말을 쓰며, 인간이 되는 게 중요하고 제대로 된 인간의 삶을 꿈꿨다. 하지만 작가는 비인간을 제목으로 인간이 아닌 것이 문제가 되냐며 날카롭게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나오지만 ‘퀴어’라는 단어도 혐오 단어였다가 재전유된 것처럼 ‘비인간’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보육교사이지만 폐기되는 인공지능 이야기 , 좀비가 된 아내, 사이버 세계 속의 다른 나, 장애인들.
SF는 미래 세계를 다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도 읽다보면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난 그래서 SF가 좋다. 현실에서 잊고 있거나,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 질문을 던질 수 있어서.
보육교사가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바로 폐기하고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나? 좀비는 돌볼 수 없는 걸까? 장애는 꼭 없어져야 좋은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답이 바로 할 수 없다고 해서 이 질문들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닐 거다. 작가의 말에서 마지막 문장처럼 우리 옆에 두고 보면 된다고. 잊지 않는 것. 인간이 무엇이다 정의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책을 읽으며 작가는 참 이야기를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앞으로 작가의 작품 활동도 따라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