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헤어졌어 문지아이들 173
김양미 지음, 김효은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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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아이들을 위한 다섯 편의 선물같은 동화집. 


<잘 헤어졌어>는 ‘이별’을 주제로 묶은 김양미 작가의 동화집이다. 단편 하나 하나 캐릭터와 대사를 공들여 쓴 작품들이라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다. 

웃음이 나다가 금방 또 눈물 짓는 이야기.  실화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꼭 내 아이들, 친구들,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  

아이들 마음 씀씀이에 감동 받다가, 어쩜 이런 문장을 쓰셨을까. 감탄하다가. 그래 그런거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음 깊이 발자국을 남기는 책이었다. 


표제작인 <잘 헤어졌어>를 읽으며, 난 열두살 때 일을 떠올렸다.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동네는 시골인데, 90년대 초반, 큰 중학교를 보내겠다고 주소지를 바꿔 초등학교 전학을 가는 친구들이 있었다. 

엄마가 너도 가는 게 어떠냐고 얘기했을 때, 법을 어기는 것 보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었다. 

그 친구들과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데, 그땐 세상 무너지는 거 같았다. 친구들 없는 다른 학교를 다니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잘 헤어졌어>에는 아진과 민채라는 두 친구가 나온다. 둘이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아진이가 이사 간다는 소식에 민채는 맘이 어지럽다. 

우린 헤어졌으니 아는 체 안 하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으로 가는 건… 민채는 어지러운 마음을 편지로 적어 보낸다.


민채를 보며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이렇게 나이를 먹는 사이 나도 많은 이별을 했구나 생각했다. 

내가 모질게 연락을 끊었던 사람,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친구,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람. 

지금도 이별이 아무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전학 안 간다고 울던 어린 시절 나는 없다. 

그렇다고 이별을 잘 하며 살아왔을까? 그런 거 같진 않다. 


마지막으로 실린 <상태 씨와 이사>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아, 난 잘 헤어진 건 아니구나. 

지금도 마음 깊이 남은 미련이 있고, 가끔 왜 그랬을까 후회도 한다. 

하지만 책 마지막에 바람 길을 내는 것처럼, 나도 내 마음의 창문을 열고 여러 감정도, 이별, 만남도 드나들게 길을 내어야지 생각했다. 


지금 계획대로 된다면, 2년 후 지금 살던 곳을 떠난다. 아이는 벌써부터 가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그렇게 멀리 가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때  꼭 같이 이 책을 읽을 생각이다. 

이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어떻게 이별할지, 또 만날 수 있을지 얘기해 볼 거다. 


우리나라에는 참 좋은 작가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작가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야지.

아이들과 어른도 같이 읽고 얘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작가의 말대로 ‘다섯 편의 이야기와 울고 웃으며 과거의 나와 헤어지고 오늘의 나를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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