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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평점 :
무엇인가 몰입한 모습을 보는 건 지켜보는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 난 그래서 덕후를 좋아한다.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무엇인가 좋아한다도 말하는 그 마음이 소중하다.
이런 덕후의 마음을 담은 책이 나왔다. <이웃덕후> 제1회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 제목 그대로 이웃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모임 덕후 부터, 락 음악, 기계식 키보드, 튤립, 다이어리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나도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몇 번 모임을 해봐서 처음 관심이 갔던 건 모임 덕후였다. 저자는 13년 전부터 모임을 시작해 지금도 여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초반엔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며 모임을 유지하기 힘들텐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글쓴이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영리하고 재미있게 모임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오랫동안 모임을 유지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간단히 말하면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이다. 인간 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역할 분담을 하고 구체적인 팁도 제시되어 있어 유익했다.
마지막 글이 다이어리 덕후 이야기인데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어려움과 다이어리를 고르고 쓰는 이야기가 비슷한 처지라 와 닿았다. 이 분이 다이어리를 찾은 것처럼 난 책을 읽었는데 아이 어렸을 때도 좋은 책 한 권 읽는 게 큰 힘이 되었다. 난 기록을 잘 못해서 매년 다이어리 잘 쓰는 게 버킷 리스트였는데 저자가 말한 대로 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틈틈이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2회 미래엔 단편 에세이 공모전도 열린다. 덕후를 주제로 나만의 유니크한 경험, 지식, 노하우를 담으면 된다. 한 챕터 분량으로 자세한 내용은 미래엔 계정이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어떤 분야의 덕후가 된다면 그게 일로 연결될 수도 있겠지만 삶의 활력만 되어도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걸 깊이 좋아하면 삶도 깊어진다는 걸. 나의 덕후 일지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