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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스트 - 끝나지 않은 팔레스타인 이야기 ㅣ 만만한 만화방 3
원혜진 지음 / 만만한책방 / 2021년 12월
평점 :
며칠 전 아이와 그런 얘길 한 적 있다. “엄마 이젠 싸우는 나라는 없지?총 들고 싸우고 하는 거 말이야.” 아이는 전쟁이 옛날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지 않냐고 얘기했다.
“아니야. 지금도 총 들고 폭약이 터지는 곳이 있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할 때 이 책 <필리스트>가 생각났다.
저자는 2013년 #아팔레스타인 이라는 팔레스타인 역사 책을 낸 후,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고 만난 사람들과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필리스트’는 팔레스타인 전설에 나오는 새의 이름이다. 오랜 세월 견뎌온 올리브 나무에 살았던 새의 이야기로 문을 여는 책은 팔레스타인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루탄과 탄약이 터지는 그 속에서 숨을 못 쉬고 쓰러지고 잡혀갈 때 나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작가는 아이들, 청소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렇게 동물로 사람을 표현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 아이들, 이혼하고 돌아온 마리암, 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여하는 유대인 등 뉴스로는 알 수 없는 팔레스타인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아프게 끝나지만 필리스트를 찾아가는 수많은 영혼들을 보며 기도했다. 우리가 때로는 잊고 살다가도 지금 이 순간 폭약이 터지고 전쟁이 끝나지 않는 곳이 있다는 걸.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기억하겠다고. 그때마다 기도하겠다고. 책의 말미, 팔레스타인 역사가 짧지만 잘 나와있으니, 아이들과 같이 읽을 때 그 부분을 먼저 보고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팔레스타인을 궁금해하는 친구들과 함께 처음 읽기 좋은 만화, 그래픽 노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