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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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피드에서 책 소개를 읽고 #배움의발견 과 #완벽한아이 를 떠올렸다. 세상에 지금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놀랄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읽어보니 앞의 책들과 통하면서도 이 책은 유대교 이야기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뉴욕에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인 사트마에서 태어났다. 이디시어로 얘기하고 독서를 할 수 없고 여자에게 단정한 옷차림, 결혼하면 삭발, 출산과 육아만을 강요하는 사회. 그는 열 일곱에 결혼해 열아홉에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그 곳을 탈출한다. 책에는 가끔 회상이 나오지만 시간 순서대로 저자의 삶을 담고 있다. 


한 마디로, 사트마 사람들은 유대교 규율대로만 산다. 말이 안되는 규칙이 너무 많지만 같은 여자로서 읽기 힘들었던 건,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었다. 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어린 나이에 결혼을 시키며, 첫날밤을 못 치루면 무조건 여자 탓이다. 생리 기간은 불경하고 가임기에는 무조건 아이를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 


나 같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되물어봤다. 이 곳을 나갈 수 있다고 꿈꾸기도 힘들 었을 거다. 책 한 권 조차도 맘대로 볼 수 없는데… 꽉 막힌 삶에서 숨통을 트이게 해 준 건 배움, 교육이었다. <배움의 발견>과 <완벽한 아이>에서도 나오는 공통점인데 저자는 아이를 키우며 대학 성인 과정에 진학했다. 그 전까지는 유대교 학교를 다녔기에, 대학을 다니며 새로운 사회를 알게 됐고 공동체를 벗어나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가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다시 투쟁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문장에  크게 공감했다. 나도 아이를 낳으며 여러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나는 양쪽 세계에 한발씩 들여놓은 채 저편으로 넘어갔다가 내 안에서 위험을 알리는 경고 벨이 울리면 몸을 돌려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 p.159


작가는 윗 문장처럼 고민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더 이상 아이가 이 사회에서 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견고한 공통체를 탈출하자고 결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힘으로 경험을 블로그로 연재하고 출판사와 연결돼 책을 출판하는 것도 멋있었다. 


저자와 같은 경험을 모두 한 건 아니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압박을 느끼고 벗어나지 못하거나 벗어나려고 애쓰다 주저 앉았던 경험이 있을 거다. 그래서 공감했고 아팠고 응원했다. 넷플릭스 #그리고베를린에서 라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데 궁금하고, 앞으로 저자가 원하는 글쓰기도 하고 책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용은 답답할 수 있지만, 사방이 막힌 곳에서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는 여성을 볼 수 있으니,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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