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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데이비드 N. 슈워츠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평점 :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은 데이비드 N.슈워츠가 쓴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의 전기다.
정치학을 전공한 저자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던 아버지 멜빈 슈워츠가 세상을 떠나고 문서를 정리하다가 페르미에대해 쓴 글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알아보니, 페르미 전기는 1970년에 출간된 게 마지막이었고, 그가 다른 학자에 비해 조명받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 직접 4년 정도 여러 나라를 다니고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해 이 책을 완성했다.
페르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 책만 읽으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그가 태어난 시대 배경, 가족 이야기부터 그가 어떻게 알려졌는지 어떤 연구를 했는지 이 책 한 권이면 다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시기는 이탈리아를 떠나 미국으로 갈 때이다. 가족은 적응하는데 힘들었을텐데 그는 자신의 연구를 위해 정치적인 압박을 피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다시피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 이 책은 주로 그의 연구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부인인 라우라의 입장에서 쓴 책이 전부인데, 이 책만 봐도 그가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난 물리학을 잘 모르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자꾸 그의 부인과 자녀들이 궁금했다. 아들은 그의 그림자가 싫어 이름도 바꿨다고 한다. 그가 뛰어난 업적을 남긴데는 가족의 아픔도 있었구나 생각 들었다.
인용출처까지 600페이지의 책을 완성해 낸 저자의 집념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도 과장하거나 추리하지 않고 페르미를 온전히 살려냈다는 점이 놀라웠다.
나에겐 어려웠지만 물리학을 좋아했던 남편이 읽어보겠다고 하니 이 책이 제 자리를 찾은 거 같아 맘이 놓인다. 물리학에관심이 많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