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 조현병 환자의 아들들이 들려주는 열두 가지 이야기
수잔 L. 나티엘 지음, 이상훈 옮김 / 아마존의나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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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은 심리치료사인 수잔 L.나티엘이 부모가 조현병인 아들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살면서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긴 했지만 병을 가진 부모의 아이들의 인터뷰를 읽는 건 처음이다.

그만큼 생생하고 가슴 아프고 속상한 이야기가 많아 읽는게 쉽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아픔을 공개하면서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래서 끝까지 집중해서 읽어내려갔다. 


저자는 이 책의 여자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인 '광인의 딸'을 먼저 쓰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책을 쓴 계기는 큰오빠의 자살이었다.

저자의 엄마는 정신병이 있었고,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고 전기치료를 받았다.

큰오빠 크리스토퍼는 그 영향을 받아 우울증에 걸렸고, 정신과 의사가 되었으나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저자는 세월이 지나 오빠가 마흔살에 스무살까지의 일을 쓴 글을 발견했고 그 글은 이 책의 마지막 챕터가 되었다. 


앞의 열 한 명의 이야기도 마음이 아팠지만 마지막 크리스토퍼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았다. 

아마도 앞서 이야기한 사람들은 현재의 모습도 나오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걸 털어놨지만, 세상을 떠나버린 저자의 오빠인 크리스토퍼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이야기마다 편집자가 소개하는 주제와 관련된 그림, 저자, 옮긴이가 느낀 점과 시사점이 나와서 확실히 챕터를 마무리 하고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느낀 건 두 가지다. 

하나는 그들에게 단 한 명의 좋은 어른이 있다면 그들 또한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것.

정신병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 실린 건 외국 사례지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오해와 편견으로 도움도 못 받고 숨어 지내야만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나는 아니니까 라는 생각 말고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무슨 도움을 주어야하는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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