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노트 쏜살 문고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정지영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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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노트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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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노트를 처음 알게 된 건 #타카노후미코 의 #노란책 을 읽고나서다.
노란책의 주인공인 소녀가 푹 빠져 읽은 책이 회색노트였고. 내용이 인상적이라 검색해서 회색 노트가 #티보가의사람들 1부라는 걸 알게 됐다.
오래 전에 나온 책은 이미 절판이고. 도서관에만 한 권씩 있을 뿐이었다.
궁금하던 차, #민음사 #쏜살문고 로 #회색노트가 나온다는 소식을 알았고 운 좋게 #첫번째독자 가 되어 나오자마자 읽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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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단장한 책은 쏜살문고만의 특색이 살아있는데, 책 내용을 보면 참 예쁘고 잘 담았다 싶을 표지와 손에 딱 잡히는 책 크기가 맘에 든다.
160여 페이지 정도되는 소설이라 짧았지만 책장이 넘어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다.
1900년대 초에 나온 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요즘 시대에도 통하는 이야기고
작가가 두 주인공 캐릭터 구축 부터 그들에게 일어나는 사건,
심리 묘사등이 잘 되어 있어 여정에 따라 푹 빠져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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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인공인 자크와 다니엘은 집안환경 부터 성격까지 정반대인데, 두 사람은 기존의 가치관 도덕관념등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그 마음은 서로 교환 노트를 주고 받으며 그 마음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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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3
이 사랑에 견줄 만한 것을 아무리 찾아 보아야 헛된 수고일 뿐이야. 우리의 크나크 비밀에 견두어 보면 모든 것은 빛을 잃는 느낌이야! 이것이야말로 우리 둘의 존재를 따뜻하게 해 주고 빛나게 해 주는 하나의 태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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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1
다니엘은 자기보다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개성이 풍부하여 끊임없이 자기를 놀라게 하고 가르침을 주는 이 소년의 매력을 제일 먼저 느낀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게다가 그 자신 역시 무엇인가 격정적인 면이 있었고 자유와 반항을 열망하는 성격을 지니고 이썽ㅆ다. 한편 자크는 가톨릭 학교의 준기숙생이며, 종교적 생활 형식을 중요시하는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시능ㄹ 둘러싸고 있는 장벽을 또 한 번 뛰어넘어 본다는 쾌감 때문에 이 프로테스탄트 소년의 관심을 사려고 했다. 그는 그 소년을 통해 자기의 세계와는 대립되는 세계를 이미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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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에선 그 노트가 그들이 불건전하다, 아마도 동성애를 의심했던 모양인데 그래서 그 사실이 자크 집에 알려지며 자크는 다니엘과 가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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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싫었던 그 시절. 그땐 그랬다. 나도 어른들이 말하는게 싫었고 이 시대는 종교 문제, 전쟁등 큰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두 사람 10대의 방황으로만 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회색노트는 특히 청소년 소설로도 나와있던데, 어렸을 때 읽어보지 못해던게 아쉬웠다. 그때 읽었다면 데미안을 읽었을 때처럼 한동안 열병을 앓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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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방황은 결국 돌아오기 마련인데, 두 사람은 여러 고초를 겪다가 바로 눈 앞에서 죽어가는 말을 보게 된다. 죽은 말과 그걸 대하는 주인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나도 어어렸을 때 눈 앞에서 닭을 잡는 걸 보고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예민했던 시절에 그런 장면들은 기억에 남고, 아이들이 한뼘 더 성장하고 어른이 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죽음의 두려움, 사람도 동물처럼 언젠가 죽는 다는 것, 그걸 무심하게 넘기는 주인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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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7
벌써 시커멏게 파리가 들러붙어 부풀어 오른 말의 혀를 들춘 뒤에 검지를 입 안에 넣어 벌려 누르스름한 이빨을 보이게 했다. 그 사나이는 허리를 굽힌 채 얼마 동안 자줏빛으로 변한 말의 잇몸을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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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결국 이별한다. 자크는 아버지가 억지로 어딘가로 보내고 겨우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만다. 편지를 읽는데 내가 울컥하더라. 자크도 다니엘도 안타깝고. 두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우정은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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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1
그러나 저 세상의 문턱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생각할 사람은, 친구여, 그건 너일 거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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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넘기면 다음 이야기가 안 궁금할 수 없다. 작가는 8부작으로 티보가의 사람들을 완성했는데, 지금은 절판이라 중고나 도서관에서 빌려봐야 한다. 난 뒷 이야기를 이어서 읽기 시작했고 이 책을 다 읽으면, 또 다른 이야기를 더 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몰랐던 고전을 알게 돼서 기쁘고, 두 사람의 여정을 이 책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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