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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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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강주룡 은 기사를 읽고 알게됐다. #한겨례문학상수상작 이라 궁금하기도 했지만 가장 궁금했던 것 강주룡 이라는 인물이었다.
여성 최초로 고공 농성을 했다니. 일제시대에 말이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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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건 다들 그렇겠지만 강주룡이었다. 이렇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는 보기 힘들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에서도, 독립운동에 뜻을 품은 남편을 따라나서 운동에 힘을 보탠다.
몇 달만에 결국 발길을 돌렸지만, 남편이 위급하단 소식에 바로 찾아가 서슴없이 칼을 들어 피로 살리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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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7
주룡은 단도를 칼집에서 뽑는다. 말이 칼이지 날이 잘 서지 않아 힘주어 눌러 그어야 한다. 신음을 참으며 주룡은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왼손약지에서 핏줄기가 길게 흘러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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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고 시댁에서도 쫓겨나 평양에 고무공장에 취직하고서 자신을 잠깐 의심하던 때도 있지만, 그의 굳은 심지는 변하지 않았다.
난 책을 읽는 내내 난 그럴 수 있을까 되물었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못할거야.. 꼭 모든 사람들이 나서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선봉에 강주룡이 있었다는 것.
이제야 알게 됐지만 여성으로 성별에 관계 없이 자신이 믿고자 한 바를 실행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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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0
내 배운 것이라군 예서 배워준 교육밖에 없는 무지랭이지마는 교육 배워놓으니 알겠습데다.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얏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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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2
내심 아녀자의 무학무식이 당연하구, 여러분이 공산자인가 공산주의자인가 하는 거이니 부인도 도매급으루 공산 부인인 거이 당연하다 여기시디요. 이 말이 옳지 않다면 시비 가려주시라요. 특렸다 하신들 여러분이 부인에겐 이런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고 혼차서 예 와 있는 것은 변하지 않습네다. 부인들께선 아일 적부터 배운 법도대루 남편에게 순종하여 집을 지키고 있는 거이 아닙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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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작가는 얘기한다. 사람이었다고. 그도 사람이었다는 것을.
너무 뻔한 명언이지만 나는 생각하므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강주룡. 그의 이야기를 더 길게 여러 이야기를 풀었으면 했다. 대하소설로도 나올 거 같은 그 이야기가 무엇일지 이젠 알 수 없지만 그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고. 또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무수한 여성들. 앞서 길을 닦은 그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때 얘기나 지금이나 별로 여성에겐 이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는 게 맘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