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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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의 책이 유명한 것을 알면서도 왠지 어려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그동안 손을 대지 못했다. 처음으로 접하게 된 그의 책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읽으며, 진작 책을 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판형과 소재부터 손에 착 감긴다. 휴대하기 딱 좋은 아이패드 미니 사이즈에, 표지는 가방에 넣어도 구겨지지 않을 양장 스타일인데도 무게는 무겁지가 않다. 게다가 어두운 바탕에 글씨와 점들이 금박처럼 되어 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들고 다니며 읽기에 딱이다.

내용도 뼛속까지 문과 출신인 내가 읽기에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양자 물리학에 대해서 알고 싶은 초보도 이해하기 쉽고, 또 양자 물리학에 대해 더 알고 있는 사람도 참고할 수 있게 주석을 달아두었다는 저자의 말이 정말 맞았다.

이 책이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양자 물리학자들의 삶과 고민, 성과를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며 처음 들어본 학자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내가 살아내고 온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도 짧게나마 학자들의 고뇌를 나도 잠시 체험해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문외한으로서 깊게는 알 수가 없겠지만 양자 물리학의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져 온 것인지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 점도 너무 좋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전보다 안개가 조금이나마 걷히게 된 것 같아서 저자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양자 물리학에 대해 맛보고 싶거나, 아니면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과학 교양 서적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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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 - 작은 성취로 쌓아 가는 즐거움 아잉(I+Ing) 시리즈
러닝해영 지음 / 샘터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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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성장 에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수영을 좋아하는데 수영을 하다보니 철인3종 경기에도 관심이 생기는 중이다. 그러다 이 달리기 에세이에 철인3종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는 말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매력적인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 일단 작가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포장하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썼다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 달리기를 이어가며 겪는 육체적·정신적 어려움, 내향형 성격이지만 러닝 크루 등의 모임을 이끌게 된 과정에서 느끼는 점 등을 읽으며, 달리기를 좋아하는 친한 친구와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트러닝'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남는 GPS 경로로 강아지, 낙타, 고래 등의 그림을 그려내는 아트러닝은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달리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몇 가지 아트러닝을 일러스트를 통해서도 잘 보여주는데, 글도 좋지만 판형도 좋고 일러스트가 워낙 사랑스러운 그림체라 그런지 그 매력을 잘 살린 것 같다.


트레일 러닝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이것도 처음 들어본 달리기 종목인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러너들의 노력이 멋지게 느껴졌다.


내가 궁금했던 철인3종에 대해서는 저자도 아직 도전하는 중이기에 많은 이야기는 없었지만, 물을 무서워하는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내게 되었다.


달리기에 담뿍 담긴 저자의 애정어린 말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달리기를 내가 좋아하는 수영으로 치환해서 읽게 되었고 그래서 더 이해가 되고 반가웠다. 좋아하는 마음이란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또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뭔가 좋아하는 운동이 있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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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Bard 질문법
장대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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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라는 도구가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이후,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사람들 간에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의 격차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챗GPT를 활용해서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나처럼 간단한 일상적인 고민을 물어보는 질문 창구처럼 활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챗GPT를 내 삶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만난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내게 마른 땅에 단비같이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목에도 질문법이라는 말이 나오듯이, 저자가 책 전반을 통해서 강조하는 것은 질문을 구체화시켜가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요약, 설명, 정의에 관해 질문하면 각각 다른 내용이 나오며, 그 질문의 관점을 구체화시키면 또 다른 관점에서 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신기하게 느껴졌다.


토론에 활용하기 위해 질문을 작성하고, 상대방의 예상 반론을 뽑고 다시 이에 대한 반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유용하게 느껴졌다.


휴대폰을 교체하기 위한 질문을 하거나, 여행지별로 코스를 짜고 비교하는 질문을 던지고, 드라마 시놉시스를 작성하는 등의 질문 아이디어를 보면서는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챗GPT를 활용하면서 마치 내 개인비서를 고용한 것처럼 부탁해보자는 생각은 해왔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야 더 유용한 답변을 얻을 수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글을 윤문하고 첨삭해주도록 하는 질문을 보면서는 그야말로 무릎을 탁 쳤다. 이렇게 개인 논술교사처럼 꼼꼼하게 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놀라웠고 평소에도 글을 쓸 때 자주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현장에서도 이런 기능이 참 유용하게 활용될 것 같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프롬프트 명령어 문장을 만드는 것도 놀라웠다. 또, 서평을 쓰면서 언어와 문체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메일을 주고받거나 할 때도 특히 이 기능이 유용할 것 같다.


곁에 두고 틈틈이 보면서 챗GPT와 BARD를 사용하는 능력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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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다녀왔습니다 : 외곽 편 - 디지로그 청주, 나를 기록하다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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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몇 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청주라는 도시를 전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샘터에서 나온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 외곽 편>을 읽으며 처음으로 그런 기회를 갖게 되어서 즐거웠다.

이 책은 작가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주 여행을 하면서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쓰였다. 일반적인 여행서와 차별되는 지점이 여기서 시작되는 것 같다. 단순히 정보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며 그날 있던 일과 대화, 고민 등을 기록한 일기를 토대로 영감을 얻어 관광 정보에 감성을 불어넣는다는 점 말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청주라는 도시에 조금씩 마음이 가게 되는 것 같았다.

초반에 나오는 작가가 그린 청주 지도는 왠지 사랑스러워서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페이지였다. 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곳마다 따스한 느낌의 사진들과 함께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도 있어서, 마치 친구가 청주 여행을 다녀온 후 직접 안내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친근했다.

직접 체험활동도 하고 넣은 정보들도 있어서 생동감이 더했다.

책 두께도 두껍지 않고 종이와 글씨도 눈이 편한 느낌이어서, 다음에 청주를 가게 될 때 들고 가기에도 좋을 것 같다.

청주 외의 다른 도시 버전도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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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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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난 책 중 가장 유쾌한 책이었다.

평소 카카오톡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쭉 보다보면 점점 등산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날다람쥐처럼 몸이 가뿐했던 어린시절에야 등산도 좋았지만, 일상에 치여 쉬기 바쁜 요즘 등산이라니 내게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노르웨이 유명 코미디언인 아레 칼뵈가 쓴 이 책도 비슷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일단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너무너무 재밌다는 점이다! 정말 재미있다고 보장할 수 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마다 빵빵 터져서 혼자 폭소를 터뜨리니까, 곁에서 놀던 아이는 의아하게 쳐다보는 적도 여러 번이었다. 스탠딩코미디를 책으로 옮겨놓으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골 출신으로서 으레 갖게 되는 자연에 대한 경험과 생각, 느낌도 같은 시골러로서 공감돼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절대 '시골 출신이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느끼며 살아왔어요^^' 하는 류의 캠페인 투가 절대 아니다. 지극히 솔직한 고향친구와 소주 세 병 까고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자신의 고민 과정에 대해 여러 책에서 답을 구한 흔적도 좋았다. 레퍼런스도 잘 되어 있어서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은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보다 생생하고 유쾌한 목소리로 글을 풀어냈고,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산과 관련한 사진들도 책에 실어주니 정말 ppt까지 띄운 유익한 스탠딩 코미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코로나 시대, 책 한 권으로 노르웨이에 사는 유쾌한 친구를 사귀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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