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현대 편 - 대공황의 판자촌에서IS의 출현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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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가정은 없다'
종종 나오는 말이지만 역사야말로 가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역사의 의의가 자꾸 회자되는 것은 잘못된 역사를 거울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때 만약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지나온 역사야 변하지 않지만 앞으로 써나갈 역사에 그보다 유용한 도구가 없을 것이다.
지난 역사에서의 가정은 그 실수를 되짚어보며 올바른 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세계사지만 현대사이기에 미국 중심이다.
세계 1위 강대국이니 그 영향이 전 세계에 미치는 것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개의 흑역사는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되었다.
자만심이라는 걸림돌에 걸려 가볍게 넘어지는가 싶었는데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냉전, 걸프전쟁 등 자세히 보지 못한 어두운 면들이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흑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안타깝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것은 그 과정에서도 인류 역사는 계속 진보를 향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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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데포 (슈퍼 파워 에디션) - 특별한 아이와 진실한 친구 이야기, 2015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미래그래픽노블 1
시시 벨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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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게 픈 마음에 뉴베리수상작은 꼭 권한다.

소설 읽는 재미는 물론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에서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많다.

몇 해를 읽어 오며 스스로 느낀 아이도 이제는 알아서 챙겨볼 정도.


이번에 만난 《엘 데포 슈퍼 파워 에디션》은

2016년 7월 출간된 《엘 데포》의 책 내용과 함께 '엘 데포의 뒷이야기와 작업 과정 사진 등 40쪽 분량이 추가 수록된 확장판이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옛 사진과 함께 담겨 있어 스토리 속 감동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엘 데포는 작가 시시 벨의 어린 시절 별명이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이라 찡하면서도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에서 더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인터뷰 영상에서 활기찬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넘 좋더라는.

잘 듣고 말 잘하던 시시.

서서히 소리를 잃어간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

보청기를 착용한다는 것이 불편하고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숨기고 싶었던 시시.

그러다 하나씩 헤쳐나가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던지,

딸내미로서는 상상조차 힘든 일이라 뭐라 느낌을 말하기도 어려운 듯했다.


작가가 보통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다니며 겪게 되는 여러 경험과 감정은

몸이 불편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아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외로움과 설렘, 분노와 기쁨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것은 또 다른 문제.

자신과 비교도 해보며 다른 사람의 감정과 입장도 생각해 보게 된다.

시시는 학교 수업을 듣기 위해 차고 다녀야 했던 포닉 이어를 자신만의 놀라운 능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어 냈다.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히어로들만이 가지는 특별한 능력.

그녀 안에 히어로 엘 데포를 탄생시킨다.

그래도 현실은 만만치 않은 것.

유쾌하지 않은 환경을 작가만의 재치와 유머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시시가 자신만의 특별함을 깨달아가듯

책을 읽는 아이들도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시시 같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경쾌하고 행복하게 그려냄으로써

듣지 못했던 경험보다 행복했던 기억이 훨씬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시시가 포닉 이어를 특별한 능력으로 인정하자

주변의 상황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은 이렇게 환경도 바꾼다는 것을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배운다.



내용 속에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얘기를 꺼냈더니 좋아하는 딸내미ㅎ

학교, 친구 이야기가 주를 이뤄 더 기억에 남을 성장동화가 아닐까 싶다.

재미와 감동, 내면의 단단함까지 일깨워주는 《엘 데포》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딱 좋은 초등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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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르는 대로 - 삶이 흔들릴 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단 한 가지
지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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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작별하는 날,

나는 지금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는 지극히 평범하다.

왜 열심히 일만 했을까, 왜 사랑하는 사람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았을까, 왜 자신을 위하지 않았을까.

아마 일찍 알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따르지 못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죽는 순간 그런 후회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저자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이 흐르는 대로 살라고 한다.

남이 정한 기준이 아닌 내가 정한 기준으로 내 안에서 진정 원하는 것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후회 없는 온전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도전정신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배우고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사고와 직감을 신뢰하는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열정적으로 자기 삶을 개척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의대를 선택할 때도 정신과를 고집할 때도 미국행을 택할 때도

그녀는 주변의 시선과 기준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대로 밀고 나갔다.

서울에서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낙방하고 재수하는 김에 미국 의사 면허증이나 따자며 떠난 미국행은

그런 그녀의 삶에 계획하지 않았던 날개를 달아주었다.

정신과 레지던트에 합격하고 소아정신과 펠로우 과정까지 이수했고

한국인 최초로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교수가 되었다.

언어와 문화 장벽에도 정신과를 자신의 소명으로 느끼며 치료와 연구, 교육에 몰두했다.

일과 더불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모험가 기질을 맘껏 발휘하며 살기도 했다.

그렇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탄탄대로를 달리던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자율신경장애라는 불치병으로 모든 것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리게 된다.

병마와 싸우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동안 지켜온 '자신의 진심에 따르라'라는 인생 모토를 더 단단히 새기게 된다.

이 책은 주저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경험을 이야기하며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읽으며 학창 시절부터 자신의 뜻이 분명했던 저자가 참 부러웠다.

그런 태도로 자기 삶을 살아왔기에

예기치 않은 불행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더 깊이 있는 내면을 깨닫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픈 몸을 정신과적 질환으로 오해받으며 당한 억울함과

힘없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고 나서야

진정한 의사로서의 마음과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이후 의사로서의 그녀의 삶을 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잠시 멈춰있을 때 보이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삶이 얼마나 더 풍요로워졌는지 보여준다.

세상에는 무한히 좋기만 한 것도 없고 무한히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는 것을 처절히 경험하며 깨달은 것이다.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남과 다름을 인정하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외로움을 넘어선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명상과 감사 일기를 추천한다.

그런 시간은 그녀의 내면을 더 단단하게 해주었고

세상과 사람 보는 시선을 다르게 해주었다.

빅터 프랭클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초월적인 존재라고 했다.

자기실현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거나 사랑할 때,

즉 자기 초월을 추구할 때 부산물처럼 얻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제 그런 삶을 걸어가고자 한다.

자기실현이나 자기 초월에 이르던 이르지 않던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자 한 일을 어렵거나 두렵다는 이유로 피하지 않고

맘껏 도전하며 여한이 없도록.

'인생의 의미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뿌듯한 삶을 사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뿌듯한 삶.

그래,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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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 미술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다
기무라 다이지 지음, 황소연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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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알못이지만 미술 전시회를 좋아한다.
전문지식 없이도 미술 전시회가 즐거워진 데는 도슨트의 영향이 크다.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겉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듯하다.
문학작품처럼 누구나 공감하며 즐기기에 충분히 매력적.

그런 시간이 누적되다 보니 자연히 미술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는 나의 두 번째 미술사 책이다.
처음에 시리즈로 읽으며 많이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돌아서니 잊어버린다.

#비즈니스엘리트를위한서양미술사 는 2500년 서양미술사 중에 꼭 알아야 할 핵심만 모아놓았다.
덕분에 짧은 시간 이 한 권으로 서양미술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쫓아가며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었다.

책 도입부의 연표만 보더라도 미술이 단순히 미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미술작품은 당대의 종교 / 역사 / 사상 / 경제적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문교양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글로벌 리더들이 스스럼없이 대화를 열어가기 좋은 주제로 삼는 것이 문화예술이라고 한다.
글로벌한 시대, 리더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공통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글이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딱딱한 미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따른 세계사의 흐름과 작품 안에 담긴 인간의 심리, 욕망 등을 풀어내니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 그전과는 다른 그림이다.
못 봤던 이면들이 도드라지기 시작하며 왜 명화로 꼽히는지 그제야 이해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한 만큼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닫게 되는 순간.

​고대 미술부터 미국 중심으로 펼쳐진 현대미술까지 맥락을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미술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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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기타 - 내 인생의 BGM은 내가 만들고 싶어서 난생처음 시리즈 3
송정훈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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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에세이는 잘 읽지 않는데 가끔 읽으면 사람 냄새가 느껴져 좋다.
이번에 만난 <난생처음 기타>도 그렇다.
그래도 기타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겠지.
비슷한 취향이라는 건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글체에서 사람이 보이듯 잔잔함과 기타로 얻은 행복감이 묻어있다.
글쓰기 강좌를 듣고 책도 많이 읽는 듯하고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 하기를 싫어하고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불편한
아는 사람 느낌이 난달까 반갑더라는.

저자도 서른이 넘어 기타를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시작한 나이는 내가 십 년 많았지만 늦은 시작으로 겪은 고충은 똑같았다.
왕초보만이 공감할 수 있는 고통들ㅋ

​​독학과 동호회 활동으로 3년간 꾸준히 한 저자는
이제 그럴듯한 연주와 더불어
자신의 곡을 써 내려가고 있다.
마흔에는 혼자만의 버스킹을 하고 싶고
멜론 차트에 자기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한다.

나는?
저자처럼 독학은 자신 없고 그렇다고 동호회 활동도 어렵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문화센터가 다시 열리면
바로 등록해야겠다.
듣던 수업이 폐강되고 문화센터로 가려다가 늦은 저녁 시간이라 엄두를 못 냈는데
아이가 좀 크니 이제 하루는 그래도 될 것 같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던데, 그 시간이란 게 이런 거였구나. 몸이 새로운 것에 적응하며 근육을 만들 시간."

저자처럼 이런 순간을 느끼고 싶다.
난 근육이 생기지 않았을 뿐이었어.

제자리 뛰기 하듯 실력은 지지부진했지만 연습할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다시 그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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