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화장실에 가면 문에 붙어있었던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는 기호가 있습니다. 이 기호란 파란색에 바지를 입 은 남자와 핑크색에 치마를 입은 여자를 말하는 것이 아닌 기호말입니다. 동그라미와 십자가 등을 이용한 이 기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약속된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기호입니다. 그런데 이 기호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면서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를겁니다. 남성의 기호는 전쟁의 신 마르스의 창과 방패를 뜻하고 전쟁에서 용감무쌍으로 싸우는 남성의 이미지를 상징합니다. 여성의 기호는 미의 신 비너스의 손거울을 뜻하며 외모를 가꾸는 데 집중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합니다. 수십년, 수백년이 되도록 사용되어온 이 기호가 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죠. 남자도 가꿀 수 있고, 여자도 싸울 수 있다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 시대에는 이러한 사회적인 약속은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성을 상징하는 기호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그 기호에 대한 약속을 하자는 책이 이 서적입니다."약속큐브"에 등장하는 위 아래가 뒤집어진 두 개의 기호는 기존에 남자와 여자를 상징하던 기호의 편협함을 버리고 다양성과 사회적 포괄성을 담은 새로운 성 기호입니다. 동그라미는 포용, 공감, 조회 등을 의미하고 십자가는 힘, 권위, 감동 등을 의미하면서 이 두가지가 각자 섞여있는 모양입니다. 남성도 여성도 차별없이 힘과 포용을 상호간에 간직한채 서로 모이면 똑같이 위/아래/옆이 동일해지는 다양성을 상징합니다. 기존에 사회적으로 약속되어있던 기호를 새로운 기호로 약속하자는 의미입니다. 기존의 사회적인 약속에서는 남성도 여성도 한 쪽으로 치우진 관점과 시선속에서 바라보게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여성스러워야 하고 남성은 남성스러워야 한다는 사회적인 시선이죠. 심지어 남성들 사이에서도 유약하거나 미모를 가꾸고 내향적이면 남성세계에서 약자로 취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지은이의 노력이 "약속큐브"로 실현화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