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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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에 동시가 실려있는 시인들 중에서 "신형건 시인"이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눈 높이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문장을 이용해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재미있으면서 따뜻한 동시로 유명하죠. 신형건 시인의 작품은 이미 20여년이 넘게 오래전부터 교과서와 단편 시집들을 통해서 알려져 왔는데, 벌써 30주년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신형건 시인의 동시집이 이렇게 3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읽을 수 있는 동시집으로 재출간됐습니다. 어릴적에 봤던 동시를 추억으로 간직했던 어른도 이 시집을 통해 추억을 되살려볼 수 있을 것 같고, 어린아이들은 동시집을 통해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지우개랑 친해지려면 글씨를 자꾸 틀리면 되지", "마당가에 삐죽 고개 내민 돌부리랑 친해지려면 네댓번 넘어져 보면 되지"라는 이 표현 너무 아름답습니다. 요즘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글씨를 틀리면 왜 자꾸 틀리냐면서 제대로 쓰라고 나무랍니다. 아이들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걱정하고 위로해주기보다는 "왜 자꾸 넘어지냐"면서 다그치지 일상입니다. 그러한 어른의 마음을 고쳐주는 표현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반창고 같은 동시입니다. 신형건 시인의 동시집의 모든 작품들은 이렇게 아이들의 눈에 딱 맞는 문장이면서도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거울처럼 반사해 볼 수 있는 표현으로 가득합니다. 때때로 어른들에게 따끔한 질책처럼 다가오기도 하는 걸 보면, 저도 이 제 그저 한 명의 어른인가 봅니다.

"장군이 되는 것보다 될 수만 있다면 차라리 참새가 되는 것도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야무지면서 색다른 생각의 아이는 너무 귀엽습니다.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이라는 말을 하는 아저씨 장군보다는 차라리 혼자서 신나게 짹짹거리는 참새, 아무 곳에서 아무에게나 눈치 안 보고 신나게 짹짹거리는 참새가 좋겠습니다. 매일 헐뜯고 남을 해치고 거짓말하는 못난 어른보다 차라리 참새가 좋겠다는 동시는 어른에게 내리는 하나의 채찍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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