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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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바른 아이", "착한 아이", "남들과 비슷한 아이",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랄 때가 많습니다. 다들 교복 입을 때 같이 교복을 입히려 하고, 아들은 핑크색을 피했으면 좋겠고, 혼자 놀기보다 다 같이 어울렸으면 좋겠고, 다른 아이들과 다른 괴짜스러운 아이가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표리부동하게도 아이가 영재 또는 천재가 되기를 바라는 이면적인 생각도 가졌죠. 꽤 많은 천재들은 남들과 다른 괴짜스러움을 가졌기에 이런 부모의 마음은 앞뒤가 다릅니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와 좀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괴짜라도 괜찮은", "괴짜스러움도 천재스러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면 좋겠습니다.



"나의 괴짜 친구에게"는 1908년에 태어난 20세기 유명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에 대한 이야기를 부드러운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아낸 동화책입니다. 글렌 굴드는 어릴적부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그저 시간이 될 때마다 피아노에 앉아 피아노만 치던 아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뛰어놀고 공을 차며 서로 싸우고 즐기며 놀 때 언제나 피아노만 쳤습니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평생을 피아노에 매진했는데 피아노를 칠 때 커다랗게 부르는 허밍소리도 특이했으며, 평생을 아빠가 만들어준 작은 의자에 앉아 쳤던 것도 이상했습니다. 손을 보호한다고 여름에도 두꺼운 장갑을 꼈고 여름에도 외투를 입는 모습은 천재가 아닌 그저 괴짜였습니다.



남들과 다르다 하여 글렌 굴드를 괴짜처럼 보고 이상하다고 여기던 사람들이 많았으나 그는 그저 묵묵히 피아노를 쳤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노인이 된 글렌 굴드는 남들 앞에서 치는 피아노가 아닌 혼자만의 연주를 하러 떠나고 어느 날 깨달음을 느끼고 먼 길을 떠납니다. "나의 괴짜 친구에게"라는 제목은 평생을 글렌굴드가 앉았던 낡은 의자가 글렌굴드에게 하는 이별인사입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 책의 저자인 고정순 작가가 글렌 굴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정순 작가는 책방에서 일할 때 매일 아침마다 글렌 굴드의 음악을 들었다면서 그를 이 책으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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