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PK로 이루어져 있지 투명 시인선 1
최진영 지음 / 투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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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PK(Player Killing)으로 이루어져 있지",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전달해주는 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최진영 시인은 감성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로 알고 있었는데 제목에서 느껴지는 공격적인 분위기가 사뭇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PK라는 것은 알다시피 플레이어 킬러라고 하여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며 사람이 사람을 사냥하고 살인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2023년 가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중에는 칼부림 사건이 있었기에 플레이어킬리은 현실과 굉장히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삶은 PK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제목 같습니다.

최진영 시인의 작품을 약 100편 가량 수록한 이 시집은 총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파트1에서부터 4까지 이야기의 흐름같은 것이 보여집니다. 첫 파트에서는 시인의 개인적인 일상과 주변 사회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감성적인 이야기를 펼쳐보이다가 두 번째 파트에서는 조금씩 사회의 이면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군대이야기와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의 이야기를 섞고 비유하면서 PK도 언급되는 파트2에서 분위기가 고조됩니다. 그리고 파트3는 본격적으로 죽음 그 자체만을 다루고 있는 절정의 표현구간입니다. 응급실에서 나누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이야기와 사연, 등장인물들의 감정들을 파트 3에서 나누게 됩니다.

파트1에서부터 파트3까지 점차 고조되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그 죽음을 둘러싼 인물들의 감정이 마구잡이로 표현됩니다. 표제의 "PK로 이루어져 있지"라는 의미가 파트3에서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라면 저만의 느낌은 아닐겁니다. 플레이어 킬링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마련인데, 대부분 피해자의 이야기만 다뤄지는 것을 보면 현실과 시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네번째 파트에서는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마치 잠들기 전의 차분함마저 느껴집니다. 잠들기 전의 차분함일지 죽음을 앞두고 맞이하는 마지막 밤일지는 독자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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